과자인 줄 알고 사 먹은 어린이 대마초 흡입 우려
지난해 기호용 대마초를 합법화한 미국 일리노이주의 사법당국이 이달 31일 핼로윈 데이를 앞두고 '식용 대마초 주의령'을 내렸다.
일리노이주 검찰청은 26일 소비자 유의사항 공지를 통해 "핼러윈 데이에 아이들이 이웃집을 돌며 받아 온 사탕 속에 인기 제과류의 모양과 포장을 모방한 불법 식용 대마초가 섞여있을 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크와메 라울 검찰총장은 "스키틀즈, 플레이밍 핫 치토스 등 다양한 제품을 본떠 만든 식용 대마초가 온라인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다"라며 "대마초의 향정신성 성분(THC)을 함유한 제품이 어린이 손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그는 "THC는 어린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면서 "최근 어린이들이 THC를 과다 복용하는 사고가 전국적으로 늘어 제과류를 닮은 대마초 제품 탓에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단체 미국 독극물 통제센터연합(AAPCC)은 어린이가 대마초를 흡입해 응급 구조를 요청한 신고 건수가 올해 상반기에만 2천622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라울 검찰총장은 "일리노이주가 법으로 허용하는 식용 대마초에는 THC가 성인 기준 회당 최대 10㎎, 포장당 100㎎을 넘을 수 없지만 치토스를 모방한 불법 대마초에는 봉지당 600㎎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어린이가 한 봉지를 모두 먹으면 성인에게 허용되는 1회 최대 섭취량의 60배를 먹는 셈이 된다.
시카고에 본사를 둔 유명 제과업체 리글리는 지난 5월, 자사 인기 제품 스키틀즈, 스타버스트, 라이프 세이버스를 모방해 식용 대마초를 불법 제조, 유통한 암거래상들을 불법 거래 및 상표권 침해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 소송은 현재 시카고 연방법원에 계류 중이다.
일리노이주는 2014년 의료용 마리화나를 법으로 허용했고 작년 1월 1일부터 기호용 마리화나까지 합법화했다.
대마산업 정보분석업체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의 대마초 시장은 여전히 불법 암시장이 주도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일리노이 대마업계는 대마초 전면 합법화 첫해인 지난해 총 10억3천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기호용이 6억6천900만 달러, 의료용이 3억6천600만 달러를 차지한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13억 달러로 집계돼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