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대치하며 소셜미디어 중계도
아프간 철수 비난·민주당 혐오
19일 수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서 폭발물을 소지했다고 주장하는 40대 남성이 5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다 체포되는 일이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께 한 남성이 번호판이 없는 검은색 픽업트럭을 몰고 와 의회도서관 앞 인도 위에 주차했다.
그는 폭탄을 가졌다고 주장하면서 현장에 있던 경찰에게 기폭장치처럼 보이는 물건을 보여줬다.
당국이 연방수사국(FBI)까지 투입해 차량 창문을 사이에 두고 메모를 주고받는 등 설득에 나섰다. 결국 이 남성은 약 5시간 만인 오후 2시 30분께 스스로 차에서 내려 구금됐다.
이 남성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49세의 플로이드 레이 로즈베리라는 인물이지만, 범행 동기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로즈베리는 트럭 안에서 자신의 행동을 페이스북 라이스 스트림을 통해 30분 가량 중계했다. 여기에는 무릎에 폭탄으로 보이는 물건을 올려둔 채 배터리 구동 장치를 가진 금속 용기를 들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그는 트럭 유리창이 총알 등에 의해 파손되면 트럭이 폭발할 것이라고 위협하는가 하면, 이 지역의 다른 차에 4명의 '애국자'들이 있다면서 다른 차량이 폭발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민주당에 혐오를 드러내며 탈레반 축출을 위한 공습을 촉구했고, 민주당이 미국을 죽이고 있다면서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로즈베리는 "오늘 여기에서 혁명이 시작된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무당파라고 소개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돼도 개의치 않는다"는 말도 했다.
그의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지난해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집회에 참석한 영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즈베리의 전 부인은 그가 열렬한 총기 수집가라고 AP에 전했다.
이날 사건으로 인해 인근의 의회 도서관과 일부 하원 사무실, 연방대법원에는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연방 의회는 현재 하계 휴원 중이다.
연방 의회는 지난 1월 6일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난입 사태가 벌어지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4월엔 한 남성이 의회로 돌진하며 건물 밖의 바리케이드를 차로 들이받았고 저지하는 경찰에 의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