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로 20년을 복역하다 지난해 풀려난 미국 남성이 마침내 공식적으로 누명을 벗게 됐다.
18일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조지아주 브런즈윅 지방검찰청은 36년 전에 발생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된 데니스 페리(59)의 기소를 공식적으로 취하한다고 16일 밝혔다.
사건은 1985년 3월 11일 조지아주 남부 캠던 카운티의 흑인 교회에서 발생했다.
한 백인 남성이 흑인인 해럴드와 델마 스웨인 부부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하고 달아났다.
이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가 발생 15년 후인 2000년 미제 사건 수사반이 페리를 체포하면서 다시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페리는 무죄를 주장했음에도 2건의 살인 혐의로 기소됐고, 결국 두 번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조지아주 수사국(GBI)은 지난해 5월 수사를 재개했다. 사건 현장의 안경에서 나온 DNA가 에릭 스페어(57)라는 인물의 것과 일치한다고 지방 검사가 전해왔기 때문이었다.
백인인 스페어는 1986년 수사 때 인종차별적 언사를 사용하며 흑인 피해자를 죽인 사실을 자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은 그의 알리바이를 확인했다며 용의선상에서 제외했다. 문제의 DNA는 당시 기술 부족으로 분석되지 않았다.
페리를 기소했던 검사는 재수사에 반대했으나, 페리 측 변호를 맡은 인권단체 '이노센스 프로젝트'는 자체적으로 DNA 검사를 시행했다.
매체 AJC도 스페어가 당시 제시한 알리바이가 거짓일 수 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해 7월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가 페리와 관련이 없다"며 배심원의 유죄 평결을 뒤집고 석방을 허가했다.
그러나 검찰은 여전히 페리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지 않았으며, 그를 재차 기소할지 여부를 밝히지 않아 왔다.
결국, 지난해 선거로 선출된 키스 히긴스 검사는 "DNA 증거가 페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검찰은 기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용의자인 스페어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