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많이 할수록 장수하고 건강도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최소한 2,000보씩 걸은 사람은 사망률이 32% 줄어들었고, 하루 1,000보씩 걸음이 늘어날 때마다 사망률이 2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의대 역학과 연구팀이 ‘여성 건강 연구(Women’s Health Study)’에 참가한 60세 이상 여성 1만6,732명을 대상으로 8년 동안(2011~2019년) 연구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의 ‘역학, 예방, 생활 습관과 심장대사 건강’ 온라인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보행 패턴을 ‘거의 중단 없이 한 번에 10분 이상 매일 걷는 걸음’과 집안일, 계단 오르기, 차를 타러 가거나 차에서 내려 걷는 것 등 ‘매일 일상생활에서 산발적으로 걷는 걸음’ 등 두 가지로 분류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0분 이상 거의 중단 없이 오랫동안 걷는 걸음 횟수와 상관없이 짧게 산발적으로 걷는 걸음 횟수가 많은 사람이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걸음 횟수가 매일 1,000보 늘어날 때마다 사망 위험은 28% 줄어들었다. 매일 중단 없이 2,000보 이상 걷는 사람은 하루 걸음 횟수가 가장 적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2% 낮았다.
예일대 스포츠의학 전문가이자 내과 의사인 엘리자베스 가드너 박사는 “걸을 때 속도를 살짝 바꾸는 것만으로도 건강 이점이 더 있다”며 “예를 들어 30초 간격으로 더 빠른 속도로 걷다가 30초 더 느리게 걸으면 심장박동을 늘려 칼로리가 더 많이 소모되면서 심혈관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했다.
심장내과 전문의인 제니퍼 웡 박사는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거나 자동차도 더 먼 곳에 주차하고, 점심시간에 산책을 하거나, 집안에서 TV를 볼 때에도 제자리걸음을 걸을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하지만 노인이 내리막길을 걸으면 근육이 약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코번트리대 스포츠운동 및 생명과학연구센터 매튜 힐 박사 연구팀이 65~78세 노인 19명을 모집한 후 10명은 수평 걷기 그룹(평평한 러닝머신에서 걷기), 9명은 내리막 걷기 그룹(경사진 러닝머신에서 걷기)에 배정한 뒤 내리막길을 걸을 때 근육이 얼마나 약화하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첨단생리학(Frontiers in Physiology)’에 실렸다.
수평 걷기 그룹은 운동을 한 30분 동안 신체 균형이 떨어지고 근육이 약해졌지만 신체 기능은 30분 만에 회복됐다. 반면 내리막 걷기 그룹의 신체 기능은 48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근육도 상당히 없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