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모기지 이자율로 인해‘재융자 기회를 놓친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많다. 하지만 이자율은 과거 수준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낮기 때문에 재융자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 소유주들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현재 적용받고 있는 이자율과 비교해 재융자 혜택을 먼저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경제 전문 머니 매거진이 재융자 시기로 아직 늦지 않았기 때문에 재융자를 실시하려는 목적부터 점검한 뒤 재융자에 나서라고 조언했다.
무작정 재융자 나서지 말고 목적부터 따져봐야
재융자 비용 회수되는 손익분기점 모르면 자칫 손실도
◇ 1,300만 명 재융자 수혜 가능
모기지 시장 조사 기관 ‘블랙 나이트’(Black Knight)에 따르면 지난해 약 890만 명에 달하는 주택 소유주들이 재융자를 통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탔다. 이자율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인 올해 1분기에도 약 280만 명의 주택 소유주들이 재융자를 실시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최근 이자율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면서 올해 재융자 신청이 작년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예년과 비교할 때 이자율이 여전히 낮아 재융자 기회를 완전히 놓친 것은 아니다. 최근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이 약 3.18%(4월 1일 기준)까지 올랐지만 주택 소유주 약 1,300만 명은 재융자를 통한 수혜가 가능하다. 앞으로 수개월간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으로 재융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겠다.
이자율 상승으로 재융자 수요가 소폭 감소하면서 재융자 절차도 빨라졌다. 모기지 시장 조사 업체 ‘아이스 모기지 테크놀러지스’에 따르면 2월 재융자에 걸리는 시간은 약 52일로 1월에 비해 7일이나 단축돼 주택 소유주들이 큰 불편 없이 재융자 신청에 나서고 있다.
◇ 재융자 목적부터 따져봐야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은 이자율을 낮춰 모기지 페이먼트를 절약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융자를 실시한다. 하지만 재융자에 나서는 목적은 이자율 인하 외에도 재융자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변동 이자율을 적용받는 주택 소유주는 장기간 낮은 이자율로 묶어두기 위한 목적으로 재융자를 실시한다. 요즘처럼 이자율이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에 변동 이자율을 고정 이자율로 전환하려는 목적의 재융자가 늘어난다.
또 기존의 30년 만기 모기지를 15년으로 단축해 상환 기간을 앞당기려는 목적의 재융자도 많다. FHA 융자를 발급받은 주택 소유주는 그동안 오른 시세를 활용해 일반 융자로 재융자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적용받던 모기지 보험 가입 의무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FHA 융자는 낮은 다운페이먼트 비율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매달 수백 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보험료를 납부해야하는 부담이 따라온다.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의료비 발생으로 목돈이 필요한 경우에도 재융자를 통해서 마련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주택 자산인 이른바 ‘에퀴티’(Equity)가 넉넉히 쌓인 주택 소유주가 늘었다. 이들은 ‘캐시 아웃’(Cash Out) 재융자를 통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는 동시에 주택 자산을 담보로 필요한 현금을 대출받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무작정 재융자에 나서지 말고 자신에게 필요한 목적의 재융자 방식을 먼저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 에퀴티 낮으면 재융자 힘들어
최저 5% 에퀴티 비율로도 재융자를 신청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대출 은행이 요구하는 에퀴티 비율은 20% 이상이다. 대출 은행 측에서 볼 때 에퀴티 비율이 높은 주택의 대출 위험이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에퀴티 비율이 높은 주택은 주택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시세보다 대출금이 많은 이른바 ‘깡통 주택’으로 전락할 위험도 낮다.
에퀴티 규모를 계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택 시세에서 현재 남아 있는 모기지 대출금을 빼면 에퀴티 금액이 얼마인지 알아볼 수 있다. 주택 시세를 알아보려면 지역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문의하거나 ‘질로우’(www.zillow.com)와 같은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재융자를 신청하면 외부 업체를 통해 주택의 정확한 시세를 산출하기 위한 감정 절차가 진행된다. 감정 결과에 따라 에퀴티 비율도 결정되기 때문에 감정가가 높이 산출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 리모델링을 실시했다면 견적서나 리모델링 내용 등의 관련 자료를 감정 업체에 제공해 감정 작업에 참고하도록 한다. 감정 당일에도 집 안팎을 깔끔히 정리해 감정 업체 측이 좋은 인상을 받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재융자에 앞서 크레딧부터 점검
크레딧 점수에 따라 재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결정된다. 따라서 재융자를 신청하기 전에 크레딧 점수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재융자를 통한 절약폭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크레딧 점수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면 크레딧 리포트를 발급받아 점수가 낮아진 원인을 찾아야 한다. 크레딧 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오류가 발견되면 크레딧 점수를 산출하는 신용 평가 기관에 해당 오류 삭제를 요청한다. 오류 삭제를 요청할 때 오류임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그동안 1년에 한 차례씩 크레딧 리포트를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시행된 ‘경기 부양법’(CARES Act)에 따라 내년 4월까지 각 신용 평가 기관이 발급하는 크레딧 리포트를 매주 무료로 발급받을 수 있게 돼 크레딧 점수 확인 절차가 전보다 수월해졌다. 크레딧 점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알고 재융자 신청 전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 손익분기점 모르면 손실 발생할 수도
재융자를 받으면 모기지 페이먼트를 절약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재융자 수수료는 목돈으로 선납해야 하는 비용으로 융자액의 2%~5%에 달한다. 따라서 재융자를 신청하기 전에 수수료를 미리 마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수료 비용이 회수되는 손익분기점을 계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재융자로 절약되는 금액이 수수료 비용보다 적다면 재융자 실시로 오히려 손실이 발생하는 결과다.
재융자 손익분기점은 수수료 비용을 매달 절약되는 금액으로 나누면 계산된다. 예를 들어 재융자 수수료가 5,000달러이고 재융자로 매달 100달러의 페이먼트가 절약된다면 재융자 실시 후 50개월이 되는 시기가 손익분기점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50개월이 되기 전에 집을 팔면 재융자 혜택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재융자 실시 후 50개월 이상 거주할 계획이 분명할 때만 재융자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