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1992년 LA 폭동의 전개 과정, 3·1 운동과 유관순 열사의 삶, 세계로 뻗어나간 K팝의 성과 등 한인 관련 역사를 학교 공식 교과과목으로 배울 수 있게 됐다.
30일 LA 총영사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교육위원회는 최근 한인 이민사를 담은 인종학 수업 지도안을 최종 승인,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커리큘럼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주 각 교육구는 인종학 수업을 진행할 때 이 커리큘럼을 반영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게 된다.
수업 지도안은 한인들이 LA 폭동 당시 어떻게 희생양이 됐으며, 어떤 소외와 차별을 겪었는지를 자세히 서술했다. 특히 당시 주류 언론이 미국 내의 뿌리 깊은 인종 차별과 경찰의 폭력 행위를 외면한 채 한인·흑인 간 갈등을 부추겼고, 한인 사회가 LA 폭동 이후 각성해 정치,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반영됐다.
지도안은 “다른 소수 민족과 마찬가지로 한국계 미국인은 미국 역사에서 소외되고 차별을 받았다”며 LA 폭동 이후 폭력의 잿더미에서 벗어난 한인들의 정체성 형성 과정, 한 세기에 걸친 코리아타운의 발전 등을 토론 수업 주제로 선정했다. 이어 한인사 요약에서는 1903년 1월 하와이 이주부터 시작해 지난해 2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 달성 등 한인 역사와 관련한 주요 연혁이 포함됐다.
아울러 학습 지도안은 한인사 수업에서 다룰 추가 주제로 6개 항목을 선정했다. 인물로는 ▲미국에서 독립운동의 기틀을 닦은 도산 안창호 선생 ▲미군 최초의 아시아계 대대장이자 6·25 전쟁 영웅인 김영옥 대령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다이빙 2연패를 이룬 한국계 수영 영웅 새미 리가 포함됐다.
한인 독립 운동사의 경우 두 부분으로 나눠 우드로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1919년 3·1 운동, 20세기 초 한인사회의 독립운동과 그 의미를 다뤘다.
특히 학습 지도안은 3·1 운동 당시 일제에 의해 숨진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로 유관순 열사를 꼽고 “죽을 때까지 (일제의)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고 서술했다. 이어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가 없습니다.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만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라는 유관순 열사의 유언을 영문으로 소개했다.
이어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서재필 박사, 김구 선생을 꼽았다. 학습 지도안은 “독립운동을 통해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성취했다”며 한국의 광복절이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대중문화 부문에선 K팝의 인기와 그 영향력을 배우는 것이 학습 목표로 제시됐다. 지도안은 학생들이 K팝 뮤직비디오의 음악과 가사, 패션, 댄스 등을 분석할 것을 제안하면서 방탄소년단(BTS)의 ‘보이 위드 러브’ 뮤직비디오를 참고 자료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