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서 16일 발생한 연쇄 총격 사건으로 한국인 4명 등 8명이 숨지면서 한인 등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가 불안감과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아시아계를 겨냥한 혐오 사건이 늘어난 상황에서 뉴욕, 시애틀 등 아시아계가 많은 지역에서는 인종차별 범죄가 되풀이될 개연성을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지역 치안당국도 아시아계 보호 조치 강화에 나서는 등 경계태세를 바짝 높이며 긴장하고 있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뉴욕 경찰국의 대테러부서는 트위터를 통해 "조지아주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총격 사건을 주시하고 있다"며 주의 차원에서 뉴욕 내 아시아인 사회에 경찰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 경찰도 도시 내 아시아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순찰 요원을 늘리는 등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이번 총격 사건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 끔찍한 폭력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적었다.
조지아주 첫 흑인 연방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의원은 트위터에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증오는 치명적이란 사실을 또 한 번 목도했다"라는 글을 남겼다.
크리스토퍼 카 조지아주 법무장관도 이번 사건의 피해자 및 가족과 마음을 함께 한다며 "정의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아시아계 미국인 비율이 높아졌고 애틀랜타를 포함한 풀턴 카운티에서는 아시아계가 인구의 7.6%를 차지한다.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을 신고받는 단체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은 지난해 동안 심한 인종차별주의적 공격으로 비틀거려온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에는 형언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아시아계 미국인 사회가 계속 견뎌야 할 두려움과 고통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발생한 아시아·태평양계 혐오 사건이 503건이나 된다.
조지아의 비영리단체 '정의를 위한 애틀랜타의 아시아계 미국인들'도 이날 "우리는 8명이 희생된 폭력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도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희생자의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큰 충격을 받은 한인사회 모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는 미국인과 한국계 미국인들이 안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