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으로 미국인들의 대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인구가 밀집한 도심을 떠나 교외로 이사하려는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아예 타주 이사도 마다 않는 사람까지 늘고 있다. 살인적인 주택 가격을 피해 집값이 저렴한 주로 이사하려는 트렌드가 수년째 지속되면서 주민이 늘어나는 주와 감소하는 주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바꿔 놓은 이사 트렌드
아이다호 유입 이사 2년 연속 가장 많아
이사업체 ‘유나이티드 밴 라인스’(UVL)가 최근 발표한 ‘전국 이사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춥고 집값이 비싼 북동부에서 기후가 온화하고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중서부로의 이사 트렌드가 나타났다.
유출 이사가 가장 많았던 주는 뉴저지 주로 대부분은 높은 세율과 집값, 생활비 등이 타주 이사의 원인으로 조사됐다.
뉴저지 주의 지난해 11월 주택 중간 가격은 약 44만 2, 500달러로 전국 주택 중간 가격(약 34만 8,000달러)보다 약 10만 달러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높은 주택 가격에도 직장을 위해 뉴저지 주에 거주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거리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면서 지난해 주민들의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유출 이사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주는 뉴욕 주로 뉴욕 주 역시 주택 중간 가격이 약 57만 50달러로 전국 상위권에 속한다. 일리노이 주에서도 타주로 이사하는 주민이 많았는데 대부분 생활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지역 경제가 탄탄한 남부와 서부로의 이사가 주를 이뤘다.
UCLA의 마이클 스톨 공공 정책학과 교수는 팬데믹 기간 중 발생한 이사는 주로 은퇴자들과 젊은 직장인들에 의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젊은 직장인들은 탄탄한 지역 경제를 바탕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기업이 많은 주로 이사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은퇴자의 경우 건강 관리와 재정 관리를 위해 가족과 친지가 거주하는 지역으로의 이사가 많았다.
스톨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이 은퇴자 또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이사 시기를 앞당겼다”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지난해 유입 이사가 가장 많았던 주는 아이다호로 조사됐다.
2년 연속 유입 이사가 가장 많은 주로 조사된 아이다호의 경우 주택 가격이 인근 가주에 비해 훨씬 저렴한 반면 최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젊은 직장인과 은퇴자의 유입 이사를 부추겼다.
이 밖에도 온화한 날씨와 은퇴자를 위한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로도 유입 이사가 많이 발생했다. 가주에 비해 저렴한 주택 가격과 안정적인 고용 시장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 오리건 주로의 유입 이사도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