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어김없이 함께 찾아오는 사재기 현상이 오히려 과소비를 조장해 미국인들의 재정 상황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22일 USA 투데이는 온라인 대출업체 ‘렌딩 트리’(Lending Tree)가 1,000여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3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물품들을 사재기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또 다른 1명은 이미 사재기를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70%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사재기를 실행 또는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재기 의식이 미국인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사재기는 소비와 관련해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바로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것이다.
렌딩 트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사재기로 지출한 비용은 평균 359달러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평균 178달러에 비해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재기로 인한 과소비로 25%에 달하는 미국인들이 신용카드 부채가 늘어나면서 개인 재정의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개인 재정 상황이 악화된 것은 비상금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리서치 테크기업인 ‘하이랜드’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가량이 비상금이 바닥이 난 상태이며 80%의 미국인들은 500달러의 비상금마저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 놓였다.
사재기를 하기 전에 자신의 재정 상황을 먼저 점검해야 하는 대목이다.
사재기에 의한 과소비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불안 심리에 의한 무계획 소비를 자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장보기 전에 구매 목록을 작성해 필요한 물품만 구입하는 규모의 경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재정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와 함께 비상금 확보를 위한 재정 계획을 수립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현금을 보유하는 게 필요하다.
개인 금융정보 제공업체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 콜린 맥크리어리 최고인력책임자는 “연말인 지금이 지출 비용을 줄이고 저축을 늘이는 재정 계획을 수립해 적용하는 데 최적기”라며 “우선 순위를 두고 비용을 지출하면 사재기가 끼어들 틈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