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첫 여성·흑인·아시아계 부통령…‘여성 오바마’부상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0-11-09 10:10:16

헤리스,부통령,흑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카말라 해리스 출생에서 부통령까지

‘여성, 흑인, 이민자 그리고 부통령.’

 

물리적 차별과 심리적 장벽을 뚫고 미국이 새로운 역사를 썼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탄생은‘최초 신화’라는 개인의 성취를 넘어 소수자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미국의 지향점을 여실히 드러낸 승리다. 성, 인종, 태생보다 능력과 가치를 알아주는 세상을 향해 미국은 한 발짝 더 내딛었다. 해리스 당선인은 미국 헌정사 첫‘흑인 및 아시아계 여성’ 부통령이다. 아버지는 자메이카, 어머니는 인도 출신이다. 한 개도 버거운 견고한 차별의 벽들을 그는 모두 부쉈다. 그 어느 때보다 분열과 반목이 짓누르는 미국 사회에서 해리스 당선인의 역할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첫 여성·흑인·아시아계 부통령…‘여성 오바마’부상
 조 바이든 당선자와 함께 승리연설 연단에 선 해리스. [로이터]

 

■자메이카·아시아계 이민자의 딸

올해 56세인 해리스 당선인은 1964년 10월20일 북가주 오클랜드에서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아버지 도널드 해리스는 스탠포드대 경제학 교수,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은 UC 버클리에서 암 연구를 한 과학자 출신으로 미국에서 둘 다 박사학위를 받은 엘리트 이민자들이었다.

해리스는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 건 어머니 샤말라라고 털어놓는다. 산스크리트어로 ‘연꽃’을 의미하는 카말라 역시 어머니의 뜻에 따라 지은 이름이다.

“그의 이름은 캐멀라가 아니고, 커말라도 아니며, 카멜라도 아닙니다.” 해리스 당선인은 상원의원 출마 당시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리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했다. 공화당 진영에서 일부러 그의 이름을 엉뚱하게 발음해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심지어 뉴스 앵커들도 그의 이름을 틀리게 발음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름에 얽힌 일화는 그가 평생 맞서 싸운 차별의 작은 사례일 뿐이다. 그는 늘 차별에 주눅들지 않았다. 유방암 연구에 매진한 어머니의 가르침이 푯대였다. “자리에 앉아서 불평만 하지 말고 무언가를 해라.”

 

■유리천장 깨부순 ‘여자 오바마’

덕분에 그는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다. 흑인 대학인 워싱턴 DC 하워드대를 거쳐 UC 헤이스팅스 법대를 졸업한 뒤 북가자 알라미다 카운티 검찰에서 경력을 시작한 그는 2004년 흑인 여성으로는 첫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이 됐다. 직책만 최초가 아니라 마약 범죄자에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처음’ 만들었다. 당시 연방상원의원직에 출마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우정을 쌓았다.

2011년엔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에 올랐다. 두 번의 임기 동안 그가 역점을 둔 건 취약 계층 보호였다. 2015년 형사판결 공개 데이터베이스인 ‘오픈저스티스’를 구축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최초’로 시스템화한 검찰총장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정치계 유리천장도 깼다. 그는 2017년 ‘최초’의 아시아계 여성 연방상원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국토안보 및 정부업무위원회, 법사위원회, 예산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다.

해리스는 2014년 LA의 유명 변호사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했다. 엠호프는 부통령의 부인을 뜻하는 ‘세컨드 레이디’에 준해 남편이 미국의 첫 ‘세컨드 젠틀맨’이 된다. 해리스는 남편이 전처와 사이에 낳은 자녀 2명(아들 콜, 딸 엘라)을 키우고 있다.

 

■바이든의 선택

“겁 없는 전사이자 최고의 공직자.”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8월 러닝메이트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명하며 한 말이다. 유색인종이자 여성으로서 많은 난관을 뚫고 스스로 개척해 쌓아올린 업적을 존중한 표현이었다.

해리스 당선인은 “평생 우리를 위해 싸워왔기 때문에 국민들을 통합시킬 수 있는 바이든을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화답했다. 백인이자 70대 고령인 바이든 후보자에게 흑인은 물론 소수계층, 여성을 끌어안을 수 있는 해리스 당선인은 꼭 필요한 존재였다. 해리스 의원은 바이든 후보가 각별히 아끼다 먼저 떠나보낸 장남 보 바이든과 절친한 사이였다.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나는 이 직책(부통령)에 앉는 첫 번째 여성이 되겠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입니다”

해리스는 지난 7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11·3 대선 승리를 알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오늘 밤을 지켜보는 모든 소녀는 이곳이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이어 “성별과 관계없이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이 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그것은) 야망을 품고 꿈꿔라. 신념을 갖고 이끌어라. 그리고 단지 그전에 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들이 생각하지 않을 방식으로 너 자신을 보라. 그러나 우리가 너의 모든 발걸음마다 박수를 보낼 것이란 것을 명심해라”라고 격려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또 2009년 별세한 모친에 대해 “그녀가 19살에 인도에서 이곳으로 왔을 때 아마도 이런 순간을 그다지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녀는 미국은 이런 순간이 가능한 나라라고 깊이 믿었다”라고 밝혔다.

해리스는 작고한 모친이 생전에 자신에게 자주 해줬던 얘기를 여러 차례 회고한 바 있다. “카말라, 너는 많은 일을 하는 첫 번째가 될 수 있지만, 네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거라.” 미국의 사상 첫 흑인 부통령이자 여성 부통령이 된 카말라 해리스의 ‘최초’를 향한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은영 기자>

 

첫 여성·흑인·아시아계 부통령…‘여성 오바마’부상
 어린 시절 카말라 해리스와 어머니 샤말라 고팔란의 모습. [인스타그램]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국인 1만명 중 23명꼴로 노숙자…노숙자 역대 최고폭 늘어
미국인 1만명 중 23명꼴로 노숙자…노숙자 역대 최고폭 늘어

전년 대비 18% 증가한 77만명…비싼 집값·이민 급증이 원인2024년 1월 19일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 인근 공원에 형성된 노숙자 텐트촌. (워싱턴=연합뉴스)   올해

인신매매 조직  20대 두 여성에 중형
인신매매 조직  20대 두 여성에 중형

귀넷법원, 각각 25년∙15년 선고 귀넷 법원이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 구속 중인 두 여성에게 중형을 선고했다.귀넷법원은 26일 지난해 갱단 소속으로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유죄

애틀랜타 실업률 변동 없어
애틀랜타 실업률 변동 없어

10월, 11월 실업률 연속 3.5% 기록교육 및 보건업 일자리 사상 최고점 조지아 노동부는 지난 26일, 메트로 애틀랜타 실업률이 10월과 11월에 3.5%로 변동이 없다고 발표

집 빌려 새해맞이 대형 파티 ‘원천봉쇄’
집 빌려 새해맞이 대형 파티 ‘원천봉쇄’

에어비앤비, AI이용 예약 차단지역정부도 '파티 하우스'규제  연말연시를 맞아  에어비앤비 등을 이용해 주택을 단기임대한 뒤 대형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연말 여행, 애틀랜타에서 떠나는 특별한 여행지 4곳
연말 여행, 애틀랜타에서 떠나는 특별한 여행지 4곳

데이토나 비치에서 겨울 나기퀴라소 메리어트 비치 리조트 연말에 들어서면서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애틀랜타에서 자동차나 비행기로 떠날 수 있는 여행지 4곳을 AJC가 소

조지아텍 재학생 규모 급증∙∙∙조지아 최대
조지아텍 재학생 규모 급증∙∙∙조지아 최대

현 총장 부임 후 증가세 두드러져온라인 강좌 ∙편신입생 크게 늘려학생 대 교수 비율은 다소 악화돼  최근 수년간 조지아텍 성장이 조지아는 물론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역신문

취약 이민자 가정 식품매장 무료이용
취약 이민자 가정 식품매장 무료이용

뷰포드Hwy 이민자 지원 비영리단체종료 파일럿 프로그램 재개 지원 요청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민가정에 대한 식품지원 활동을 해온 한  비영리단체의 종료된 파일럿 프로그램이 재

화려한 연말 행사, 정말 괜찮으신가요?
화려한 연말 행사, 정말 괜찮으신가요?

연말, 행복의 그림자 우려'휴일 우울증'과 극복 방법 연말 행사로 인한 정서적 압박이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말의 쇼핑과 파티, 축제 등이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지만,

90세 한인 노인 살해 경비원 기소
90세 한인 노인 살해 경비원 기소

여성 경비원 김씨를 50차례 이상 찔러 지난 9월 벅헤드의 노인 아파트에서 90세 한인 노인 김준기 씨를 50번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은 경비원이 기소됐다.풀턴카운티 슈피리어

유명 인공눈물 곰팡이 감염 리콜
유명 인공눈물 곰팡이 감염 리콜

FDA “실명 유발 우려”   미 전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명 인공 눈물 제품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곰팡이 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리콜 조치됐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글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