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하지 않고 X선 촬영만으로 회전근개 파열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강유선ㆍ이경준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어깨 X선 촬영 영상과 임상 정보를 바탕으로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을 예측하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무리한 운동이나 노화로 인한 회전근개 질환으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회전근개 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15만명에서 2017년에는 17만여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안정화시켜 넓은 범위의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근육이다. 파열이 심각하지 않다면 물리치료ㆍ약물ㆍ주사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힘줄 파열이 심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어깨 통증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되는 환자의 경우 1차적으로 어깨 X선 검사를 실시하지만, X선 촬영만으로 회전근개 파열 여부를 평가하기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나 고가의 MRI 검사를 추가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연구팀은 만약 X선 촬영 영상만으로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 있는지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면 추가적인 초음파나 MRI 검사가 필요한 경우와 불필요한 경우를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관련 딥 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착수했다.
이에 연구진은 2015년 1월~2018년 6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시행된 6,793건의 어깨 X선 촬영 데이터를 이용해 회전근개 파열을 예측하는 딥 러닝 기술을 개발했고, 이후 2018년 7~12월 1,095건의 X선 촬영 자료를 테스트로 사용해 검증 작업을 마무리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한 결과, 민감도(Sensitivity)가 97.3%에 달했으며, 음성 예측도(NPV)는 96.6%, 음성 가능도비(Negative likelihood ratio)는 0.06이어서 X선 촬영만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아닌 경우를 정확히 제외할 수 있었다.
강 교수는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되는 환자 중 실제로는 파열이 없는 환자를 딥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초음파 및 MRI 촬영을 줄일 수 있게 도왔다”고 했다.
이 교수는 “X선 검사만으로 회전근개 파열이 아닌 환자를 선별할 수 있어 앞으로 환자의 편의와 의료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영상의학 학술지인 ‘유럽 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