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된 가구들에게는 낮은 이자율이‘그림의 떡’에 불과할 뿐이다.
조금 무리해서라도 주택 구입에 나서고 싶지만 지난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를 통해 무리한 주택 구입의 결과를 뼈저리게 느꼈다. CNBC가 무리한 주택 구입을 피하려면‘30/30/3’ 룰을 철저히 따르라고 충고한다.
‘페이먼트, 가격대, 구입 자금’
고려해서 구입해야‘뒤탈’없어
◇ 페이먼트는 소득 30% 넘지 않도록
월 모기지 페이먼트가 소득의 30%를 넘지 않도록 주택 구입 가격대를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모기지 이자율이 지금처럼 낮은 시기에는 비싼 주택을 구입하고 싶은 유혹에 쉽게 빠진다.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대의 집을 구입하려는 유혹에 넘어가면 재정 위기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특히 소득이 높지 않은 가구의 경우 소득 대비 모기지 페이먼트 비율을 최대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월 소득이 5만 달러인 가구의 모기지 페이먼트 비율이 약 40%라도 남은 소득이 약 3만 달러로 기타 생활비를 충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월 소득이 5,000달러인 가구가 모기지 페이먼트로 40%를 지출한다면 남는 3,000 달러로 생활하기가 빠듯할 것이다.
◇ 집값의 30% 없으면 꿈도 꾸지 마라
흔히 주택 가격의 20%가 마련되면 주택 구입에 나서도 괜찮은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요즘처럼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시기에는 적어도 주택 가격의 30%가 현금 자산으로 마련되기 전까지 주택 구입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겠다.
30% 중 20%는 모기지 대출을 받기 위한 다운페이먼트 자금이고 나머지 10%는 만에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한 ‘완충 자금’(Cash Buffer) 목적이다.
최저 3%대의 낮은 다운페이먼트 대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20%에 달하는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는 것이 다소 불필요한 조언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다운페이먼트로 적어도 20% 이상을 마련해야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수 있고 모기지 보험 가입 의무에서도 제외돼 장기적으로 유리하다.
다운페이먼트를 최대한 많이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높아야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버틸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10여 년 전 주택 가격 폭락 시 가장 먼저 주택을 압류당한 사람들이 바로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매우 낮은 구입자들이었다. ‘투자’한 돈이 적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떨어지자 집을 쉽게 포기한 경우다. 그러나 불행히도 압류와 숏세일 등으로 주택을 포기한 주택 보유자들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주택 가격 회복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향후 6개월 내에 주택을 구입할 계획이라면 주택 가격의 30%에 해당하는 구입 자금을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이 아닌 은행 세이빙 계좌 등 현금 형태로 보유하는 것이 안전하다.
◇ 구입 가격, 연 소득의 3배 미만으로
나에게 적당한 구입 가격 대가 얼마인지 궁금해하는 주택 구입자가 많다. 적정 가격대를 알아보는 방법이 많지만 쉽게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연 소득의 3배가 넘지 않는 주택을 구입 가격대로 삼으면 재정적인 부담 없이 안전한 구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연 소득이 10만 달러라면 30만 달러가 넘는 주택을 쳐다보지도 않으면 되고 연 소득이 50만 달러인 고소득자는 150만 달러 미만의 주택을 위주로 보면 된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아무리 높아도 너무 높은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하면 이에 따른 재산세, 관리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택 구입자들의 구입 능력이 대폭 개선됐다. 그래도 주택 가격이 연 소득의 5배가 넘는 주택을 구입하지 않도록 눈높이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 ‘30/30/3 ’ 룰을 따르지 않으면?
연 소득이 12만 달러로 주택 구입 자금으로 현금 10만 달러를 준비해 둔 대기 구입자 A가 있다. 그런데 A 구입자는 현재 연 소득의 7배가 넘는 85만 달러 상당의 매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우선 A 구입자는 구입 가격의 30%는 커녕 기본으로 여겨지는 20%를 다운페이먼트 할 여력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래서 10%를 다운페이먼트로 지불한다면 수중에는 고작 1만 5,000달러의 현금만 남게 된다.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20% 미만으로 A 구입자가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이자율은 3.75%(가정)이다.
최근 이자율이 2.87%(30년 고정. 9월17일 기준)까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무려 약 1% 포인트나 높은 이자율이다.
그뿐만 아니라 예상되는 월 페이먼트는 약 3,543달러로 월 소득 1만 달러의 약 35.4%로 ‘30/30/3 룰’의 어느 한 가지 규정도 지키지 않은 사례다.
요즘처럼 고용 시장이 불안한 시기에 일자리를 잃기라도 한다면 수중에 남은 1만 5,000달러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A 구입자의 경우 무리하게 주택 구입에 나서기 전 우선 사고 싶은 주택 가격의 30%에 해당하는 25만 5,000달러를 현금화가 쉽고 위험이 낮은 자산 형태로 마련하는 것이 첫 번째 준비 단계다.
그런 다음 주택 가격의 20%에 해당하는 17만 달러를 다운페이먼트로 지불하면 완충 자금 8만 5,000달러로 재정 악화를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