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뇌혈관이 좁아져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나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이 일어나는 질환이다. 모야모야(モャモャ)란 병명은 환자의 뇌혈관 영상을 보면 마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듯하다’ 해서 붙여졌다.
이 병은 우리나라·일본·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주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진료인원은 1만2,870명으로 2015년 9,301명보다 38%(3,569명) 증가했다.
모야모야병은 경동맥에서 뇌로 들어가는 내경동맥, 뇌의 바닥에서 이마쪽으로 뻗어나간 전(前)대뇌동맥과 두 귀쪽으로 뻗어나간 중(中)대뇌동맥이 만나는 지점의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한다. 뇌혈관이 좁아져 혈류가 감소, 뇌경색이 발생하면 팔다리가 저리거나 운동기능 마비, 감각이상, 발음장애, 시력저하 등 신경학적 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가 곧 회복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발작’이라고 한다. 뇌경색의 전조증세이므로 가능한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산소와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뇌는 살아남기 위해 부근에 가늘고 비정상적인 미세혈관(모아모야 혈관)들을 만들어 혈액을 공급받는다. 미세혈관은 직경이 좁아 혈압이 크게 변하면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킨다. 두통과 오심, 의식장애, 출혈 부위와 관련된 부분적 신경장애를 초래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심각한 뇌·신경 손상과 인지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신속히 병원으로 가 뇌의 혈류량을 늘려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모야모야병 환자 중에는 10세 전후의 어린이도 적지 않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뇌신경 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모야모야병의 특징적 증상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과호흡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몸에 힘이 빠지고 한쪽에 마비가 오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뜨거운 라면·국이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풍선·악기를 불 때, 심하게 울고난 후 일시적으로 혈액 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면서 뇌혈류가 감소해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다.
현재까지 모야모야병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약물치료는 없다. 하지만 신경학적 증상이 있으면서 영상검사에서 뇌혈류 감소가 확인될 경우 예방적 뇌혈관문합술을 시도하는 게 좋다. 두피·근육 등에 분포하는 혈관 및 조직을 이용해 혈류가 부족한 부위의 뇌혈관을 이어주는 수술로 대뇌 혈류량을 증가시켜 중대한 뇌경색 발생 위험을 낮춰준다.
수술방법은 직접·간접 뇌혈관문합술과 둘을 병합한 복합 뇌혈관문합술이 있다. 직접문합술은 두피의 혈관을 뇌혈관에 이어주는 방법으로 즉각적인 혈류보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난이도가 높고 합병증 발생비율이 간접문합술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다. 간접문합술은 두피에서 혈관이 풍부한 층(뇌막·근막·골막)을 떼어내 뇌 표면 위에 덮어 새 혈관이 자라나게 유도하는 방법. 수술 후 혈관이 생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직접문합술에 비해 수술 난이도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낮다.
일반적으로 성인 환자에게는 직접·간접문합술을 혼용하는 복합문합술을 적용해 수술 효과를 극대화한다. 소아 환자는 두피·뇌혈관의 굵기를 고려해 수술방법을 선택한다.
아직까지 모야모야병을 예방하거나 병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뇌혈관이 좁아져 혈액 공급이 부족한 뇌허혈 증상이 발생한 경우 정밀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고 필요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소아 환자는 성인에 비해 혈관이 좁거나 증세 진행 경향이 강하므로 가능한 조기에 치료해야 뇌 기능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조기 진단으로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고 경과가 좋으면 일상생활과 학업을 문제 없이 수행할 수 있다.
<김택균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