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교수팀 분석
만성신부전 2배, 고혈압은 1.24배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잘 걸리고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도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연구자들이 5월 15일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코로나19 검사비 지급 청구된 18세 이상 성인 약 22만명을 대상으로 확진 및 만성질환자 여부에 따라 감염·중증 악화 위험도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코로나19 확진자는 7,341명(3.3%)이었고 이 중 중증 환자는 954명(13%)이었다. 만성질환자 여부는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19 검사 전 1년 동안 진료현황을 분석·평가해 판단했다.
연구결과 2형 당뇨병(성인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코로나19에 더 쉽게 감염됐다. 이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당뇨병 환자가 일반인(해당 질환이 없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자)의 1.2배, 골다공증 환자가 1.12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1.1배였다.
신장(콩팥)·심장이 크게 떨어진 만성 신부전 및 말기 신장질환자는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이 일반인의 2배, 심부전·심근병증 환자는 1.4배나 됐다. 당뇨병·고혈압 환자도 각각 1.3배, 1.24배 높았다.
정 교수는 “향후 코로나19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 감염자의 기존 질환과 동반 질환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만성질환자군은 더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연구결과가 방역정책 결정과 환자 예후 예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 ‘JKMS’에 발표됐다.
앞서 국립보건연구원 고영호 박사팀은 △당뇨병·뇌경색(허혈성 뇌졸중) 동물 모델 △담배 연기 추출액에 노출된 뇌 혈관·성상세포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세포 안으로 침입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수용체(ACE2)가 증가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당뇨·뇌경색 등 기저질환자(평소 지병이 있는 환자)와 흡연자가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원인을 규명한 것이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