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로 한국전 발발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국전에 해군으로 참전한 미국 퇴역 군인이 전쟁터에서 부모님에게 매일같이 보냈던 편지들을 한인의 도움을 받아 책으로 출간한다.
한국전 70주년에 맞춰 뜻깊은 책을 내는 주인공은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사는 올해 90세의 찰스 마우드로, 그는 고교 졸업 직후인 1948년 7월 해군에 자원입대한 뒤 6·25가 터지자 한국전에 두 차례 참전했다.
마우드는 한국전 참전시기인 1951년 2월에는 조앤과 결혼, 신혼의 단꿈에 빠졌어야 할 시기에 이름도 잘 몰랐던 한국을 지키기 위해 아내와 떨어져 지냈다.
그는 아내와 부모님에게 거의 매일 편지를 썼다. 가족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에서부터 전쟁터에서 보고 느낀 사소한 일상사까지 담았다. 편지는 홀로 떨어진 자신을 버티게 한 힘이자 가족과 이어준 소중한 끈이었던 셈이다.
한국전 참전을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온 직후인 52년 7월, 4년의 군 복무를 끝냈다. 이어 피츠버그의 한 철강회사에 취직해 1남1녀를 키우며 군인이 아닌 일반인의 삶을 살았다. 그의 한국전의 기억도 그렇게 차츰 잊혔다.
세월이 흘러 어느새 80대 중반의 노인이 된 2016년, 마우드는 피츠버그에 살던 한인 조미란씨를 만났다. 지적장애인을 돕는 비영리단체 엠마오에서 일하는 조씨는 우연한 기회에 한국전 참전용사 모임을 통해 마우드를 알게 됐다.
40년 전 미국으로 유학 온 59세의 조씨는 고령의 참전용사들이 지역의 한국전 참전기념비를 힘겹게 청소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한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매주 이 기념비를 청소하는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1월에는 마우드가 6·25 때 쓴 편지를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출판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미쳤다.
마우드의 부모님은 전장에서온 편지를 한 통 한 통 소중하게 보관했고 세상을 뜨기 전 이를 아들에게 남겼다고 한다. 이렇게 부모님이 모아뒀다 전해준 편지만 400통에 달했다. 조씨는 필기체로 돼 있는 편지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일일이 인쇄체로 옮겼고, 최근에야 이 작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