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 출간을 둘러싼 백악관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법정 공방 ‘1라운드’에서 볼턴 측이 판정승을 거뒀다. 일단 출간 자체는 막지 않겠다는 건데, 기밀 누설에 따른 국가안보 위해 가능성이 판결문에 명시된 만큼 볼턴이 향후 이어질 2라운드 공방에서도 승리를 자신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 20일 로이스 램버스 워싱턴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을 금지해 달라는 연방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볼턴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은 오는 23일 예정대로 출간될 수 있게 됐다고 NYT는 설명했다.
책의 주요 내용이 언론에 다 공개돼 출간 금지명령의 실익이 없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다. 램버스 판사는 “이미 회고록 수십만부가 배부됐고, 주요 언론사가 핵심 내용을 보도해 (금지명령으로) 피해를 돌이킬 수 없게 됐다”면서 “법원은 회고록의 전국적 몰수와 폐기를 명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고록 출간이 ‘국가 안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법무부 주장이 인정된 점에 보다 관심이 간다. 원고에 민감하거나 기밀 정보가 담겨있지 않다는 백악관의 공식 승인이 내려지기 전 출간을 강행함으로써 볼턴이 누설금지 의무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램버스 판사는 “볼턴은 국가 안보로 도박을 했다”며 “국가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스스로도 민사적 (그리고 잠재적으로 형사적) 책임에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