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이자율이 다시 최저 수준에 근접하면서 재융자 신청이 다시 급증할 전망이다. 특히 15년 만기 이자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전문가들은 모기지 상환 기간 단축에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재융자 신청 폭증으로 3월 한때 급등했던 모기지 이자율은 4월 들어 3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4월 셋째 주(16일 발표 기준) 30년 만기 고정 이자율 약 3.31%(전국 평균)로 사상 최저치에 가까워졌다. 같은 주 15년 만기 이자율은 전주보다 소폭 올랐지만 약 2.8%로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USA투데이가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의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3월 말(27일 기준) 재융자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68%나 치솟았고 가장 최근 집계에서도 전체 모기지 신청 건수 중 재융자 신청이 약 76%를 차지할 정도로 재융자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재융자는 기존 융자 조건을 조금 더 유리한 조건으로 변경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한다. 이자율을 낮춰서 매달 납부하는 모기지 페이먼트 금액을 절약하거나 상환 기간을 단축해 모기지 대출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한 것이 재융자를 실시하는 주 목적이다.
골드만삭스 그룹 산하 금융 카운슬링 기관 ‘아이코’(Ayco)의 스콧 솔로몬 수석 부대표는 “현재 이자율 환경이 재융자나 부채 통합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USA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보유 주택을 처분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재융자 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자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15년 만기 재융자 신청에 따른 혜택의 폭이 늘어났다.
온라인 모기지 대출기관 ‘렌딩트리’(Lending Tree)의 텐다이 카피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5년 만기는 이자율이 낮고 상환 기간이 짧은 것이 장점”이라며 “만기까지 납부하는 이자 비용을 큰 폭으로 절약할 수 있고 ‘주택 자산’(Home Equity)를 단기간에 축적하는데 적합하다”라고 15년 만기 재융자의 장점을 설명했다.
간단한 예를 통해 15년 만기와 30년 만기 재융자 실시에 따른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 주택 중간 가격에 해당하는 27만 100달러짜리 주택을 ‘주택 담보 대출’(LTV) 비율 80%를 적용(대출액 21만 6,080달러), 재융자하는 경우를 예로 든다.
이때 15년 만기 재융자를 실시하면 월 페이먼트는 약 1,542달러(이자율 3.47% 적용)로 30년 만기 재융자(이자율 4.04% 적용)보다 매달 약 505달러를 더 납부하게 되지만 만기 동안 납부하는 원금과 이자액은 약 27만 7,477달러로 30년 만기 재융자 보다 무려 약 9만 6,000달러에 달하는 원리금을 절약할 수 있다.
15년 만기 재융자를 신청할 때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상환 기간 단축에 따른 월 페이먼트 금액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소득 전망과 인생 목표 등을 고려해서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피제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소득 전망이 안정적이라면 장기적으로 이자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15년 만기 재융자가 적극 권장된다”라며 “하지만 가계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재정 상태를 주의 깊게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월 페이먼트 인상으로 현금 흐름이 악화될 경우 자녀 대학 자금, 은퇴 계획, 기타 투자 목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