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주택 시장 회복세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고 경제 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3월 중순 이후 신규 리스팅 숫자가 감소하고 리스팅 가격도 떨어지는 등 주택 시장 둔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상황을 전했다.
마켓워치가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의 자료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3월 21일과 28일 기준 신규 등록 리스팅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약 13%와 약 34%씩 감소했다. 계절적으로 신규 리스팅이 늘었던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셀러들의 주택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월 중순 이후 리스팅 가격 상승폭도 크게 떨어졌다. 매물을 내놓는 가격인 리스팅 가격은 3월 21일 과 28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3%와 약 2.5%씩 오르는데 그쳤다. 이 같은 수치는 리얼터닷컴이 집계를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다.
대니엘 해일 리얼터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이 코로나19 사태의 영향권에 들었다는 조기 신호지만 침체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라며 “코로나19 대응 방침에 주택 시장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 시장이 올해 매우 강한 회복세로 시작했고 잠재 수요, 매물 부족 등 펀더멘탈은 탄탄하다”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모기지 대출 기관 ‘렌딩트리’(Lending Tree)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인터넷상에서 매물과 관련된 검색 횟수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딩트리가 구글 검색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전국 50대 도시에서 ‘매물’(Homs for Sale)과 같은 단어의 검색 횟수가 주택 시장 성수기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감소했다. 렌딩트리는 코로나19 사태가 앞으로 두 달간 진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매물 관련 검색 횟수는 지난해보다 약 63%나 감소해 결국 주택 거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 하락에 재융자 신청은 폭증하고 있지만 신규 구입 대출이 급감하고 있는 점은 주택 거래가 실제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모기지 은행업 협회’(MBA)의 집계에 따르면 3월 27일 기준 주택 구입 목적의 모기지 대출 규모는 모기지 이자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 전에 비해 약 24%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재융자 신청이 약 168%나 급증한 것과 대조적으로 그만큼 주택 처분 대신 주택 보유를 결정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택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둔화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2008년의 대침체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3월 초의 경우 주택 판매 기간이 작년보다 약 4일이나 빠를 정도로 주택 거래가 매우 활발했고 잠재 수요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강한 반등도 예상된다.
타이틀 보험 업체 퍼스트 아메리칸 파이낸셜 코퍼레이션의 마크 플레밍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시장이 2008년 경기 침체의 원인이었다면 이번에는 경기 침체를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당시 주택 공급 과잉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주택 재고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