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여러 부동산 분야 중에서 가장 눈 분신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분야가 있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트레일러 파크’(Trailer Park) 관련 주들이 무려 약 4,000%에 달하는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트레일러 파크는 크게 모빌 홈 파크와 레저용 차량인 RV와 보트 보관용 부지를 임대하는 사업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중 대표적인 모빌 홈 파크 업체인 ‘선 커뮤니티스’(Sun Communities)와 ‘에퀴티 라이프 스타일 프라퍼티스’(Equity LifeStyle Properties)의 주가는 주식 시장이 바닥을 친 2009년 3월 이후 최근까지 각각 약 4,137%와 약 1,185%라는 믿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S&P 500의 수익률은 약 499%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그린 스트릿 어드바이저의 존 폴로우스키 애널리스트는 “트레일러 파크 주식이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라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사업 실적이 발표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트레일러 파크 업체는 대개 이동 가능 조립식 주택인 모빌 홈이나 레저용 차량 등을 장기 보관용 부지를 보유한 업체다. 모빌 홈 소유주들이 매달 납부하는 임대료가 주요 수익원인 반면 단지 내 도로 등 일부 시설에 대한 관리 책임만 있기 때문에 다른 부동산 투자 업체에 비해 비용 규모가 낮은 것이 특징이다. 퍼킨스 자산 관리의 알렉 퍼킨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레일러 파크는 매우 탄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호텔, 아파트, 사무실 건물 투자 시 흔히 발생하는 자본 지출과 신규 공급에 대한 부담이 트레일러 파크 사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트레일러 파크 부문이 눈부신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부지 공급 상황 때문이다. 현재 은퇴 베이비 부머 세대와 밀레니엄 세대를 중심으로 모빌 홈에 대한 수요가 폭등하고 있지만 모빌 홈 공급은 수요를 따라 잡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경우 은퇴 후 생활 규모를 줄이기 위한 수요가 많고 밀레니엄 세대는 주택 가격 급등에 구입 가능한 모빌 홈 매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 조사 기관 HSH에 따르면 단독 주택 중간 가격은 약 28만 달러로 10% 다운페이먼트로 구입하려면 연간 약 6만 8,000달러의 소득이 필요하다. 반면 8피트~12피트 규모의 ‘싱글 너비’(Single Width) 모빌 홈의 평균 가격은 지난해 약 5만 3,000달러로 일반 주택에 비해 구입 부담이 훨씬 낮은 편이다. 선 커뮤니티스 측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운영 중인 약 422개 모빌 홈 파크에 지난해 약 4만 7,000건의 신청서가 제출될 정도로 입주 사정도 쉽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또 선 커뮤니티 측에 따르면 지난해 말 모빌 홈 파크 입주율은 약 96.4%로 빈자리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트레일러 파크 업체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자 대규모 투자 기관들도 투자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규모 자금을 굴리는 소버린-웰스 펀드와 같은 연기금 기관을 포함, 다국적 사모 펀드 칼라일 그룹, 전국적으로 약 8만 채의 임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블랙스톤 그룹 등이 트레일러 파크 투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투자 경쟁이 과열될 경우 최근 수익률이 주춤해진 개인 창고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 이후 수요 급증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퍼블릭 스토리지’(Public Storage)와 ‘엑스트라 스토리지 스페이스’(Extra Space Storage)의 주가는 지난해 여름 이후 각각 약 17%와 약 14%의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