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직장에서나 또는 가정에서 중요한 인생의 순간들을 대비해야 할 때가 많다. 새 비즈니스를 시작한다거나 집을 구입하고 자녀를 낳고 대학까지 보내는 일들도 우리가 인생에서 늘쌍 접하고 해결해야하는 일들일 것이다. 이런 중대사들을 헤쳐 나가다 보면 우리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목표는 정작 뒷전으로 밀려나 있을 때가 많다. 바로 은퇴라는 목표 말이다. 뉴욕타임스는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미국인들의 은퇴 대비 성향을 조명했다. ‘블랙락’과 ‘티 브랜드 스튜디오’의 의뢰로 ‘유거브’가 ‘미국인들이 어떻게 은퇴 계좌를 만드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44%는 아예 은퇴 계좌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은퇴 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24%는 자신이 저축하는 돈이 어떤 포트폴리오에 투자되고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블랙락’의 한 지부인 ETF 전문 ‘아이셔어’ 마틴 스몰 대표는 “투자는 시작이 중요하다”면서 “전문가라도 처음 은퇴 대비 투자를 시작하기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게 되면 원하는 은퇴 목표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44% 아예 은퇴계좌 조차 없고 포트폴리오도 몰라
마켓 변동 생길 때 성급하게 투자처 바꿔 되레 손실도
“은퇴 대비 투자는 시작이 중요”… 다양한 장기 투자로
■투자 위험성 유지·조절하기
미국인들은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까.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30세 전후해서 처음 은퇴 어카운트를 개설하고 있다. 스몰 대표는 이때 처음으로 많은 돈을 저축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오래 투자할수록 복리로 불어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투자는 젊을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401(k)와 같은 직장 제공 은퇴 플랜이 장기적 목표를 향해 적립금을 쌓기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다. 적립금은 직접 급여에서 제해지기 때문에 가입자가 별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며 저축되는 돈은 투자 상품에 투자돼 계속 불어나게 된다. 이 조사에서 401(k)등 직장 은퇴 플랜에 가입한 직장인의 27%는 급여의 6~10% 적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처럼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미국인들 조차도 투자의 위험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투자 펀드가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투자처를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별로 많지 않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공격적인 투자 상품에 집중하고 있는가 하면 어떤 투자자는 지나치게 안정적인 상품에 몰입해 목표치 도달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은퇴 플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80%는 이번 조사에서 투자의 다양성에 대해 완전히 또는 다소나마 이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이들 조차도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성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블랙락 포트폴리오 솔루션 그룹의 브렛 모스만 회장은 다양성은 단지 주식이나 채권을 얼마나 고르게 투자했느냐 또는 다른 펀드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어떤 형태의 채권은 주식과 유사한 위험도를 가지고 있어 골고루 투자했다고 해도 실제 계산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위험성을 내포하는 포트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올바른 목표치 겨냥
많은 사람들이 마켓 변화가 생길 때 오히려 적립금을 늘리거나 줄이고 펀드를 옮기곤 한다. 이 조사에서도 은퇴 포트폴리오를 바꾸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미국인들은 마켓에서의 변화를 꼽았다.
마켓에 변동이 생길 때 포트폴리오를 바꾼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38%가 이럴 때 투자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잘못된 투자 방식이라고 지적한다. 모스맨 대표는 이런 현상에 대해 “투자자들은 환경이 바뀔 때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가장 낮을 때 마켓에서 돈을 뺏다가 마켓이 안정된 상태라고 믿을 때까지 돌아가지 않는 경향이다. 이런 투자방식은 결코 좋은 투자 선택은 아니라는 것이다.
투자 이론에서 금지하는 ‘낮을 때 팔고 높을 때 사는’ 전형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으로 가격이 다시 뛰어 오르는 시기를 놓쳐 결과적으로 더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모스맨 대표는 투자자들이 직접 관리한다고 해도 마켓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고 또 장기적 투자 전략과도 거의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남성이 여성들 보다 훨씬 더 민감해 자주 투저처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41%, 여성은 35%가 포트폴리오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재정 정보를 어떻게 받아 보느냐 또 위험성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가 등 남성과 여성의 투자 변경을 유도하는 동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인 투자 어드바이저 홀리 페이건은 “여성은 남성들 보다 마켓 상황을 잘 주시하지 않기 때문에 상황이 변해도 이에 따라 반응을 하지 않아 오히려 장기 투자에 더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꾼 적이 있다는 응답자의 3분의 1은 급여가 올라갈 때 포트폴리오를 바꿨다고 답했다. 또 21%는 새 직장을 잡은 후에 바꿨다고 응답했다. 또 결혼이 계기가 돼 바꿨다는 응답자도 7%로 나타났다. 하지만 성별 차이는 없었다.
■ETF 투자 증가
이번 조사 응답자의 24%는 IRA와 같은 개인 은퇴 계좌를 가지고 있었다. 개인 은퇴 계좌 소지자들은 요즘 유행하는 ETF에 투자해 장기간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에 유리하다.
ETF는 지난 90년대 처음 등장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조 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하지만 아직 이에대한 인식이 부족해 은퇴 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의 40%만이 ETF에 대해 다소 또는 완전히 이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ETF는 뮤추얼 펀드와 같이 투자자들은 브로커 어카운트를 통해 주식처럼 파고 살 수 있다. 또 뮤추얼 펀드처럼 주식, 채권과 같은 투자 자산을 묶어 만든 투자 펀드다. 특히 대부분의 ETF는 인덱스를 따라 가도록 설계돼 있지만 당일 마켓에서 실시간 사고파는 거래가 가능한 점이 뮤추얼 펀드와는 다르다. 가격 등락에 따라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밀레니얼 ETF에 몰려
은퇴 플랜을 가지고 있는 응답자의 거의 3분의 2(60%)는 자신의 투자금 일부를 ETF에 투자할 정도로 ETF의 인기는 높다. 밀레니얼 새대에서 ETF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자신들의 돈이 어디로 들어가는 지를 훨씬 더 투명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자신들이 직접 브로커가 된 것 같이 뮤추얼 펀드를 자유롭게 선택, 판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한데도 ETF에 더 쉽게 관심을 돌린다는 점이다.
스몰 대표는 “이런 플랫폼은 특히 컴퓨터에 매우 익숙하고 또 장기 투자에 따른 세금이나 비용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세대에 더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 작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다. 일반 전통적 투자 어카운트에서 처럼 최소 투자금이 없는 경우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