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낮으면 취직 못할까? 은행 등 금융회사 고객들이 빚 갚을 능력을 얼마나 갖추었는지를 평가하는 개인 신용등급이 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개인 신용등급은 지금까지는 금융회사들이 대출 심사 자료로 이용했으나, 보험·결혼 등 다른 영역으로 위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신용도가 좋지 않으면 일상생활의 삶을 영위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임대 계약을 할 때도 신용 확인이 요구되고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로 신용도가 참고자료로 쓰인다. 각종 보험료를 상대적으로 더 내는 것도 신용도의 높고 낮음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평소 개인 재정관리 습관 . 책임감 등 평가
실직 . 가족중 환자 발생 등 딱한 사정
신용 점검 전 솔직히 밝혀 이해 구하기도
신용도가 낮으면 돈을 빌릴 때 높은 이자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신용도는 결국 한 개인의 신뢰 척도인 셈이다. 언뜻 보면 신용도는 경제 생활에 국한돼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신용도가 낮거나 아주 좋지 않다면 직장을 구하는 일도 수월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과거 신용과 관련해 큰 실수가 자칫 원하는 직장을 얻는 데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과연 신용도는 구직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뱅크레이트닷컴이 제시한 신용도가 구직 활동에 미치는 영향들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 업주가 구직자의 신용도를 체크할까?
물론이다. 신용도가 나쁘면 구직 활동이 지장이 초래된다. 신용도에 따라 적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주는 제일 먼저 구직자의 신용도를 점검할 수 있다. 단 업주가 신용도를 점검하기 전에 반드시 해당 구직자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
연방법인 공정 신용 보고법(Fair Credit Reporting Act)에 의하면 업주는 구직자의 신용 관련 점검을 하기 전에 반드시 서면으로 이를 허용하는 구직자의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법에 해당된다.
이론적으로 구직자가 동의를 거부할 수도 있지만 실제 구직 현장에서 그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거부할 경우 업주는 신용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해 채용을 재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구직 현장에서 업주들이 구직자의 신용도를 얼마나 조사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취업전문 웹사이트 ‘커리어빌더’(CareerBuilder)가 2016년에 각 업체의 인사를 담당하는 매니저 2,37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인사담당자의 29%가 채용 전 구직자의 신용도를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의 신용도 점검은 미국 내 대다수 주에서 합법이다. 다만 업주만이 구직자의 신용도 관련 서류를 열람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 왜 업주는 신용도 점검을 할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업주들은 미래 직원에 대한 신용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용카드 사용액을 지연해서 갚았다거나 1~2달 대출 이자 납부를 지연한 것과 같은 세세한 것을 보는 것이 아니다.
물론 습관적으로 또 많은 회수로 지연 납부를 했다면 그것은 신용도를 판가름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만 한두 번의 실수를 잡아내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업주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용도를 점검하고 신용 활동이 업무 추진에 대한 신뢰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신용도를 점검함으로써 적격자를 선발하는 것이 업주의 목적이다. 제대로 사람을 뽑게 되면 그만큼 비용도 절감이 되기 때문이다.‘커리어빌더’(CareerBuilder)에 따르면 직원이 500이하인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부적격자를 채용해서 업체가 부담하는 비용은 평균1만1,000달러다.
업주들이 채용할 직원들의 신용도를 점검하는 이유는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 부담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함이다.
■ 신용도 점검에서 업주들의 주된 관심 사항들은?
업주들이 미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용도 점검을 살펴보는 것은 개인 재정 상황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기 위함이다.
신용평가업체 ‘익스페리안’(Experian)에 따르면 업주들은 신용도 점검을 통해서 입사 지원서에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신용 관련 정보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신용 관리 능력이 업무 추진에 미칠 영향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원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상충되는 지원자 정보들을 해석하는 참고 자료로 삼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업주들이 신용도 점검을 통해 파악하는 사항들을 정리하면 ▶이전 주소와 현재 주소, 거주 기간 ▶ 이전 직장을 포함한 직장 근무 경력 ▶정확한 이름 ▶채무불이행이나 근저당설정, 법원 판결 여부 등이다.
■ 신용도가 나빠도 취업은 가능할까?
공정 신용 보고법(FCRA)에 의하면 신용도 점검을 마치고 난 뒤 신용도에 문제가 있어 취업을 거부하게 될 경우 업주들은 반드시 신용도 점검 사본과 연방거래위원회가 발행하는 소비자 권리 요약본 등을 해당 지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사실 이 말은 신용도가 나쁘면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방거래위원회는 업주는 신용도 점검 내용에 오류나 부정확한 내용에 대한 지원자의 이의 신청 권리 사항을 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60일 이내에 신용도 점검 내용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할 경우 업주는 신용도 점검 서류를 무료로 해당 지원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업주에게 지원자의 신용도 점검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해 줄 의무는 없다. 만약 자신의 신용도가 매우 낮은 것을 인지하고 취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취업 지원 전에 해당 사항을 개선하는 일을 먼저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신용도에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것이 있는 상황이라면 솔직히 그런 상황 신용도 점검 전에 업주에게 밝히고 충분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불경기 시절에 직장을 잃었다거나 가족 중 환자가 발생하면서 생긴 문제라든지 충분히 합당한 이유를 설명한다면 업주가 이를 감안해 취업 승인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학자금 대출 상환을 지연했거나 의료비 납부를 제때 못한 경우와 같은 사례들은 업주들에 따라서는 용인될 수 있는 신용도 관련 문제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