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움의 연속,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
고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는 정말 흥미로운 곳이다.
카이로는 서울보다 많은 1,7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차선과 신호도 없는 도로에는 차들과 사람들이 뒤엉켜 다니고, 호텔 로비나 버스 안에서는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한시대를 거슬러 내려간듯한 낡은 건물들과 길양쪽으로 쭉 길게 늘어선 오래된 상점은 멀리서온 이방인을 친절하고 상냥하게 맞아주고 있다. 이곳에서 필수적으로 방문해야 할 곳은 이집트박물관이다. 이곳에는 실로 방대한 양의 유물이 보관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투탕카멘의 무덤 관이다. 파라오의 무덤 중 유일하게 도굴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되면서 엄청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것들을 한데 모아 두었다. 그밖에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이슬람사원인 알-하즈아르 모스크, 올드카이로, 그리고 골목길의 미궁같은 칸 엘 칼리리 등 무궁무진한 볼거리들이 기다리고 있다
고대 7대 불가사의중 유일하게 남은
기자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이집트 카이로에서 40여분, 도시 밖으로 나서니 거대한 피라미드가 나타난다. 기자(Giza) 고원의 사막에 있어 흔히 ‘기자 피라미드’라 불리는 이곳은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에 거대하게 서 있으리라 생각했던 상상속의 피라미드와는 거리가 멀게, 주거단지를 지나치면 곧바로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좀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새 여기까지 개발이 된 건가?’ 하지만 단지 크기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도시 뒤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뿐, 3개의 피라미드 앞에 서게되면 상상을 뛰어넘는 피라미드의 크기와 규모에 압도당하고 말 것이다. 피라미드는 파라오의 무덤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왕이 하늘로 오를 수 있는 계단 역할을 했다는 가설과 왕의 무덤이 아닐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가장 큰 쿠푸 피라미드의 현재 높이는 137m다. 원래는 147m였는데 위의 7단이 무너져 내려 현재의 높이가 되었다. 가까이서 마주한 피라미드는 커다란 직사각형의 돌을 쌓아 올린 형태로, 돌의 크기가 50cm에서 2m가 넘는 것까지 일정하지 않다. 이런 돌을 무려 230만개 사용해 210단이나 쌓아 올렸으며, 완성하기까지는 20년이 넘게 걸렸다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몸길이 73미터에 22미터에 달하는 높이로 피라미드 앞에서 왕의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 대 스핑크스도 어마어마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죽은 왕들이 사는 룩소르의 왕가의 계곡
왕가의 계곡은 고대 이집트 신왕국시대 파라오들의 공동묘지라고 할 수 있다.
신 왕국 시대의 파라오들은 과거의 왕들처럼 더 이상 피라미드를 만들지 않고 룩소르 서안에 왕실의 공동묘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곳이 바로 왕가의 계곡이다. 이집트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투트모세 3세와 세티 1세, 투탕카멘을 비롯한 여러 왕들의 무덤이 모여 있다. 왕가의 계곡에서 가장 유명한 무덤은 도굴되지 않은 채 발견된 투탕카멘의 묘이다. 황금 마스크와 황금관, 황금으로 그려진 벽화까지 그대로 남아 있던 투탕카멘의 무덤은 현재 관람이 가능하며, 가장 인기있는 명소이다.
룩소르 동안의 카르나크신전
현존하는 신전 가운데 가장 큰 카르나크 신전은 에드푸 신전이나 필레 신전의 탑문과 유사하지만,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지어졌다. 규모 역시 현존하는 신전 가운데 가장 크다. 중 왕국 때부터 지어지기 시작해, 신 왕국,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까지 무려 1,500년에 걸쳐 증축되었다하니 실로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신 왕국 시대에 지어진 신전들은 대부분 한 명의 파라오가 완성한 것이 아니라 후대 파라오들이 계속 건축을 이어 나간 ‘파라오들의 공동작품’이다.
카르나크 신전에서 모시는 3신은 룩소르 지방의 수호신인 ‘아몬’과 아몬신의 부인인 ‘무트’, 그리고 전사의 신, ‘몬투’다. 머리는 아몬신을 상징하는 숫양으로, 몸은 사자로 이루어진 스핑크스가 도열한 길을 지나면 첫 번째 탑문이 등장한다. 두 번째 탑문 앞에 마주보고 서 있는 람세스 2세의 거상도 유명한데, 한쪽 석상 발쪽에는 람세스 2세의 왕비 ‘네페르티티’의 조각상도 함께 자리한다. 네페르티티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왕비로 알려져 있다. 어느 기념품 샵을 가도 그녀의 얼굴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람세스 2세 때 완성된 제2탑문을 지나면 대열주실(大列柱室)이 펼쳐진다. 12개의 거대한 원기둥을 포함, 총 134개의 큰 기둥이 숲을 이루고 있는 이곳은 카르나크 신전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카르나크 신전과 룩소르 신전을 잇는 약 3킬로의 스핑크스의 길은 한 때 약 2000여개의 스핑크스상이 세워져 있었던 곳으로 파라오들만이 지날 수 있는 길 이었으며, 지금은 누구나 지나갈 수 있다.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람세스 2세의 아스완의 아부심벨신전
람세스2세는 기원전 1279년 부터 1213년 까지 67년간 이집트를 다스린 파라오인데, 지금의 수단, 시리아, 이스라엘 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국을 건설한 왕이다. 그는 스스로 태양의 아들이라 칭하며 신이되고자 했던 인물이다. 그는 강력한 왕권을 과시하며 영토 곳곳에 수많은 건축물을 남겼는데, 그중 가장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곳이 바로 아스완의 아부심벨 신전이다. 아부심벨 신전 전면에는 람세스2세를 형상화한 석상 4개가 서 있는데 각각의 높이가 20미터에 달하니 어떤 인간이라도 이 파라오를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있다. 아부심벨 신전은 고대 거대 석상이 있는 전면에만 빛이 비치지만 람세스2세의 생일인 2월21일과 대관식일인 10월21일, 1년중 딱 이틀만 신전의 깊숙한 곳 까지 햇볕이 비치도록 설계되어 이집트문명의 진수라고 평가 받고 있다. 이는 태양의 움직임을 면밀히 계산할 수 있었던 고대 이집트의 천문학 덕분이다. 실로 대단하지 않은가?
▲글·사진=푸른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