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집값에 내집 사는 일이 쉽지 않아져 마음이 조급해지네요.”
한인타운 내 한 아파트에서 8년째 살고 있는 한인 K모(50)씨의 말이다. K씨는 5년 전 오픈하우스 때 돌아봤던 방 3개 단독주택이 당시 70만달러였지만 지금은 150만달러를 넘어섰다고 했다. LA 주택 가격이 매년 상승하다 보니 이제는 한국에 두고 온 아파트를 팔아도 LA에서 자기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K씨는 한탄했다. K씨는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어서 대출금 규모도 작아 집사기가 점점 힘들어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LA 한인들의 ‘자기 집 마련 꿈’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매년 상승하는 LA 주택 가격의 상승세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LA 주택 가격 고공행진의 결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최근 모기지 관련 웹사이트 ‘HSH닷컴’(HSH.com)의 조사 결과에 잘 드러나 있다.
HSH닷컴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금과 수입 관계를 바탕으로 주택 구입을 위해 필요한 수입 규모를 50개 도시별로 조사한 결과 LA 지역 주택을 구입하려면 연 평균 11만1,750달러를 벌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4번째 해당되는 것으로 판매 중간가격이 56만7,000달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HSH닷컴은 20%의 다운페이와 30년 고정 모기지, 개인 부채 비율 28%를 기준으로 해서 산정한 것이다.
평균 연봉 11만1,750달러를 버는 LA 주민이 56만7,000달러의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매달 부담해야 하는 모기지 대출 상환금은 2,607달러 수준이다.
결국 대출 상환금을 부담하려면 11만달러 이상을 벌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반 서민들의 수입만 가지고는 LA에 위치한 주택을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사실 LA 주택 가격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부동산중개인협회(CAR)에 따르면 LA 카운티 11월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59만4,840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7.4%나 올랐으며, 주택 판매량도 5.1%나 상승했다.
LA 주택 시장의 강세는 남가주 주택 시장과 그 맥이 닿아 있다.
남가주 11월 주택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7.5%나 상승했다. 가격 인상과 함께 판매량도 늘어 11월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4.6%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력’을 끌어 올리는 동인으로 작용하면서 ‘셀러 마켓’으로 기울어진 것이 LA 주택 가격 상승세에 기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주택 구입을 위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입이 필요한 지역은 샌호세다.
HSH닷컴에 따르면 샌호세 지역의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133만달러로 매달 모기지 대출금 5,830달러를 감당하려면 연 평균 24만9,884달러를 벌어야 한다.
2위는 샌프란시스코. 이 지역에서 판매 중간가격 105만달러의 주택을 구입하면 월 4,7000달러의 모기지 대출 상환금을 부담해야 하고 이를 위해 20만1,430달러의 연 평균 수입이 있어야 한다.
3위는 샌디에고로 이 지역 주택 판매 중간가격은 65만5,000달러. 월 모기지 상환금 2,970달러를 감당하려면 12만7,292달러의 연 평균 수입이 있어야 한다.
10위 안에 LA를 비롯해 가주 도시가 4곳이 포함돼 있어 가주의 높은 주택 가격의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