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고팔 때 가능한 모든 자료를 검토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검토 대상 자료 중 ‘매물 대기 기간’(DOM: Days on Market)과 관련된 자료는 바이어는 물론 셀러도 특히 신경 써서 검토해야 할 자료다. US 월드 뉴스 앤드 리포트가 매물 대기 기간의 뜻과 주택 매매 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은지에 대해 정리했다.
◇ 대기 기간에 시장 반응 담겨 있다
매물 대기 기간은 매물 검색 서비스인 ‘MLS’(Multiple Listing Service)에 매물이 등록된 기간을 의미한다.
MLS는 부동산 에이전트와 같은 부동산 관계자들이 신규 매물 또는 매물 관련 기록을 검색하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물 대기 기간은 매물이 MLS에 등록된 날로부터 시작, 바이어와 주택 구매 계약을 체결한 날까지의 기간이다.
검색한 매물의 대기 기간이 1일 또는 2일이라면 해당 매물은 이제 막 주택 시장에 나온 ‘따끈따끈’한 매물임을 뜻한다. 나온 기간이 짧기 때문에 매물을 보고 간 바이어가 많지 않거나 아직 보고 간 바이가 없을 수 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반대로 매물 대기 기간이 100일인 매물은 셀러가 3개월여간 바이어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매 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음을 알려주는 매물이다.
그간 제출된 오퍼가 있었지만 셀러가 만족할만한 조건이 아니었는지, 또는 아예 제출된 오퍼가 한 건도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매물 대기 기간 자료만으로 파악하기 힘들다. 하지만 매물 대기 기간은 단순히 매물이 시장에 나온 기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바이어들이 해당 매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가늠하게 해주는 중요한 자료다.
◇ 짧을수록 가격 인하 가능성 낮아
주택 매매 시 매물 대기 기간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고 있어야 적절한 매매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선 MLS에 등록된 지 이틀 된 매물에 바이어가 오퍼를 제출하는 경우를 고려해본다. 비싼 가격에 집을 팔고 싶은 셀러의 기대치가 떨어지기에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집을 내놓은지 이틀 만에 가격을 쉽게 내리는 셀러를 찾기 힘들다.
이 같은 심리는 바이어에게도 비슷하게 작용한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매물에 오퍼를 제출하는 바이어 역시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셀러가 집을 내놓은 가격인 ‘리스팅 가격’과 근접한 가격으로 오퍼를 제출할 가능성이 크다.
◇ 너무 길어지면 셀러 주도권 놓쳐
예를 들어 시장에 나온 지 약 45일 이상된 매물의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바이어들은 매물 대기 기간이 한 달이 넘는 매물의 경우 그간 보고 간 바이어가 많았지만 제출된 오퍼가 없었을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
따라서 셀러가 집을 팔기 위해 다소 다급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오퍼를 넣어도 구매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미뤄 짐작하게 된다.
매물 대기 기간과 관련된 두 가지 사례를 통해 매물을 최대한 빨리 파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셀러의 입장에서 매물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주도권이 약해져 가격 협상력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주택 판매를 위해 매물 대기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물의 첫인상이 중요하다.
◇ 리스팅 가격이 대기 기간 좌우
리스팅 가격에 의해 매물 대기 기간이 좌우된다. 바이어의 기대치와 동떨어진 높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경우 매물 대기 기간이 수개월씩 지연되기 쉽다. 매물 대기 기간 지연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문 부동산 에이전트와 상의해서 적정 리스팅 가격을 산출하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물의 첫인상에 따라서도 매물 대기 기간이 결정된다. 집을 내놓기 전에 매물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커브 어필’(Curb Appeal)에 최대한 신경 써야 한다. 최근에는 구입 즉시 입주가 가능한 ‘무브 인 레디’(Move-In Ready) 매물을 찾는 바이어가 많다. 따라서 집 안팎의 불필요한 물품을 최대한 정리해서 바이어가 ‘무브 인 레디’ 매물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집을 내놓는 시기에 따라서도 매물 대기 기간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주택 구입 활동이 활발한 봄철과 여름철에 나온 매물의 대기 기간이 다른 시기에 나온 매물에 비해 상대적을 짧은 편이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이 매물 대기 기간을 단축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