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단속강화, 판사재량권 축소 영향
케이스 합치면 133만건 넘어
이민판사증원·신속재판도 효과 없어
이민법원 소송적체 건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돼 소송적체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법원제도가 도입된 이래 활성상태(active) 적체 소송 건수가 100만건을 넘어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9월 말 이민법원 적체소송은 활성과 비활성 케이스를 합쳐 109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기는 했으나 당시에도 활성 상태 소송 건수가 100만건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8일 시라큐스대 사법정보센터(TRAC)가 18일 공개한 이민법원 소송적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미 전국 이민법원들에서 현재 심리 중인(active) 이민소송은 100만7,15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지 않는 비활성(inactive) 케이스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비활성 케이스 32만여건을 합치면 적체 소송 건수는 약 133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TRAC은 보고서에서 2018~2019회계연도 11개월 동안 38만4,977건의 신규 소송이 추사됐다고 밝혀 이 추세가 이어지면 9월 한 달간 약 4만건에 달하는 소송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주별로는 캘리포니아 이민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이 17만 5,7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소송적체가 수직상승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판사들의 행정종결 재량권을 대폭 제한하고, 행정 종결된 소송들을 재개하도록 한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이민단속 정책도 적체를 가중시키고 있다. 소송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있지만 소송은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판사를 대폭 증원하고, 신속재판제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적체해소 노력을 기울여 2018회계연도에 완결된 소송은 21만 5,569건으로 3.9%가 늘었다. 하지만, 이민단속이 강화돼 추방재판에 회부되는 이민자는 더 큰 폭으로 늘었다. 2019회계년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이민법원 신규소송은 38만여건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처리 속도가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