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당국 수장이 자유의 여신상에 새겨진 이민자를 환영하는 시를 가리켜 “유럽에서 온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민서비스국(USCIS)의 켄 쿠치넬리 국장대행은 전날 밤 밤 CNN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표적 이민정책 강경파인 쿠치넬리는 자유의 여신상 기단부에 적힌 에마 라자루스의 시 ‘새로운 거상’(1883)이 “제대로 된 계급이 아니라면 형편없는 사람들로 여겨진 계급주의 사회였던 유럽에서 온 사람들”을 가리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에서 “지치고 가난한,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 풍요의 기슭에서 버림받은 가련한 이들을 내게 보내라”는 대목은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를 환영하는 구절로 통상 받아들여지는데, 미국의 이민당국 수장이 그 의미를 대폭 축소한 셈이다.
쿠치넬리는 같은 날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선 “‘스스로 자립할 수 있고,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지 않을’ 지치고 가난한 이들을 내게 보내라”며 아예 시구를 바꾸기도 했다.
야권은 쿠치넬리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텍사스)은 “정부가 마침내 우리가 내내 알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했다. 그들은 자유의 여신상이 백인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