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네일학원·미중개인 허위광고로
무비자 입국 '면허시험 불가’ 한국행
피해자 "돈 날리고 흘린 땀 허무해"
이달 초 ‘뉴욕의 네일샵 취업’이란 꿈을 안고 뉴욕주 네일 면허시험 응시를 위해 JFK공항에 내린 이(20) 모씨는 2주 만에 시험도 치르지 못한 채 다시 귀국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서울의 한 강남 네일학원에서 1년 넘게 뉴욕주 네일면허 취득 교육과정을 마치고 뉴욕에 온 이씨가 마주한 현실은 그동안 들었던 얘기와는 완전 딴판이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뉴욕에 도착한 첫날부터 네일면허 응시를 알선해 준 뉴욕의 중개인과 숙소문제로 다퉈야 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뉴욕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총영사관 자문변호사는 “무비자로 입국해 면허시험을 치를 수 없을 뿐더러 면허증을 취득한다 해도 취업비자 없이는 취직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뉴욕주 네일면허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무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현지 네일샵에도 취업할 수 있다”는 학원 측의 말은 새빨간 거짓이었던 것이다. 이씨는 “뉴욕에서 네일면허를 따서 취업하는 꿈만 꾸고 달려왔는데 물거품이 됐다”면서 “그동안 들어간 1,000만원 넘는 돈도 돈이지만 그동안 바친 땀이 너무 아깝고 허무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근 한국에서 뉴욕주정부 네일면허 취득 교육과정이 속속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이 씨처럼 뉴욕에서 취업하기 위해 거금을 들여 한국의 학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뉴욕에 왔다가 낭패를 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씨 처럼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은 “뉴욕 현지 사정이 어두운 점을 이용해 마치 뉴욕주 네일면허 시험에만 합격하면 아무 문제없이 뉴욕 현지 취업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광고해 금전적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분개하고 있다. 그들은 특히 “취업 등에 있어 신분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전혀 알리지 않거나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유도해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도 당초 생각했던 취업은 전혀 할 수 없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네일 학원 측과 뉴욕주 네일면허 시험 신청을 중개해주는 뉴욕의 유학원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맨하탄의 N 모 유학원 운영자 이모 실장은 “뉴욕주정부가 제공하는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취업이 가능하다는 점만 안내했고 신분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약속은 한 적이 없다. 우리는 라이선스 취득 시험 등록 대행과 관련 교육만 책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학원 역시 “교육기관으로서 적법한 교육을 제공했을 뿐이다. 취업에 있어 신분 문제 해결은 우리 책임은 아니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주장하는 이씨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무비자 입국 후 취업이 불법이라는 것을 애초에 알았다면 학원 수강료 및 자격증 시험 신청 비용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최소한의 설명 없이 마치 취업이 가능할 것처럼 광고한 업체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금전적 피해 배상을 받기 위해 뉴욕과 한국에서 법적 절차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