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가 잃어버린 지갑을 습득한 연방 이민당국이 지갑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돌려주겠다며 만나자고 한 뒤 체포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플로리다주 노스 마이애미 비치에 거주하는 프라비오 무스만노는 지난 8월28일 오하이오의 한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던 중 지갑을 잃어버렸다. 무스만노는 지갑을 분실한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가족으로부터 누군가가 지갑을 주웠다는 전화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지갑을 받기 위해 약속 장소로 향했다.
하지만 무스만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단속 요원들이었다. 무스만노는 지갑을 돌려받으러 갔다가 그 자리에서 ICE 요원에 체포돼 오하이오 세네카 카운티 구치소에서 추방 위기에 놓인 채 구금 중이다.
그의 지갑에는 유효기간이 지난 신분증과 여러 장의 크레딧카드, 현금 40달러 등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스만노는 지난 2000년 아르헨티나에서 입국한 뒤 비자가 만료되면서 불체자 신분으로 체류하고 있었으나 최근 시민권자인 배우자와 결혼하면서 영주권 수속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스만노의 가족들은 현재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미펀드’를 통해 사연을 올리고 변호사 선임 등 법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금홍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