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 안따라... 적임자 아냐"
대주교"임명 철회계획 없어"
동성애자들에 대해 평소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성직자를 성폭력 희생자 상담자로 임명한 것을 놓고 애틀랜타 캐톨릭계가 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캐톨릭 애틀랜타 교구의 윌톤 그레고리 대주교는 지난 달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상담 성직자 중 한 명에 헨리 그래츠크(사진)대사제를 임명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평신도를 중심으로 그래츠크 대사제 임명을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운동이 확산되기 시작해 2주만인 지난달 31일 현재 1,400여명이 온라인 서명에 동참했다. 그래츠크 대사제가 친 동성애자 성직자라는 것이 이들의 반대 이유다.
임명반대를 위한 온라인 청원운동을 이끌고 있는 단체의 대변인격인 케이트 셀은 “캐톨릭 교리와는 반대되는 이념을 지지하는 인물의 임명은 심히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부족한 그래츠크 사제는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한 책임자로서 적임자가 절대 아니다”라며 거듭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온라인 반대청원운동에도 불구하고 17년 사제 경력의 그래츠크를 성폭력 희생자를 위한 상담 책임자로 임명한 그레고리 대주교의 입장은 확고하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그래츠크 사제는 열정적이며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주저하지 않은 이해심이 깊은 성직자”라며 “그에 대한 임명을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그래츠크 사제는 소외된 이웃을 돌보기를 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도 적극적으로 따르는 인물”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래츠크 자신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에 고통과 아픔이 발생할 때 사람들은 늘 비난할 대상을 찾는데 동성애자들이 그 희생양이 되곤 한다”면서 자신에 대한 해임요구를 일축했다.
또 온라인 반대청원운동과는 달리 일부에서는 그래츠크의 임명에 대해 찬성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기 시작하는 등 ‘그래츠크’사태는 120만 애틀랜타 캐톨릭계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우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