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을 돌보는게 선교의 시작"
11년전 클락스톤 난민가정 섬기면서 시작해
영어교실. 방과후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섬겨
갱단 출신 난민 아이들, 커서 목사가 되기도
애틀랜타 북동쪽에 위치한 클락스톤시. 2016년 기준 1만 2,0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소도시는 주민의 절반 정도가 다양한 민족과 국적 출신의 난민들로 구성된 소위 '난민타운'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이 곳에 11년전부터 이들 난민들과 동거동락하며 이들의 미국 정착을 돕고 있는 한인선교단체가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난민타운 가정들을 직접 방문해 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생계도 지원해 주고 몇년 전부터는 보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들을 돕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이 지역 대표적 난민선교단체로 부상한 시티호프 선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선교회를 만들고 이끌고 있는 로리 김 선교사를 만나봤다.
▲난민선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11년전 에모리 대학교에 다니던 큰 딸이 난민정착기구 월드릴리프에서 여름인턴을 했었다. 그 때 딸에게 클락스톤시에 난민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2006년 작은 아이들 두 명을 데리고 월드릴리프에 찾아가 난민가정을 섬기겠다고 자원하면서 난민선교를 처음 시작하게 됐다."
▲개인봉사로 시작해 시티호프라는 선교회 차원의 봉사와 선교로 발전하게 됐는데...
"아이 둘과 한 가정을 섬기는 조그마한 봉사에서 조금 더 많은 가정들을 볼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다니고 있던 침례교회 학생들을 데리고 난민 영어교육, 노숙자 식사제공 등의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청소년들이 의외로 잘 따라와줬다. 처음에는 대학교 입학 시 가산점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본인들 스스로가 가르침에 대한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다른 학생들을 데려오는 등 규모가 점점 커져 2010년도에 정식으로 비영리단체로 등록되면서 시티호프 커뮤니티가 탄생했다. 이후 난민 아이들이 자신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선교사들과 함께 예배하기를 원해 2013년도에는 르호봇 교회 내부에서 첫 예배를 드리는 감격도 경험했다."
▲여러 인종의 난민들이 모이는 만큼 해프닝도 많을 것 같다.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큰 딸이 난민들이 사는 아파트로 이사해 살던 도중 부재 중일 때 총기를 든 강도가 들어 각종 가전제품 등을 털어간 적이 있었다. 그 강도가 속해있던 갱단의 리더 격이던 버마의 아이가 시티호프를 만나 지금은 독실한 마음으로 주님을 섬기고 있다. 이처럼 클락스톤에는 가정의 뒷받침이 없는 난민 아이들이 안좋은 길로 빠져 갱단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갱단에 속해있는 네팔 출신 아이들은 시티호프를 통해 지금은 예수님을 섬기고 있고 그 중 2명은 목사가 됐다. 버마의 아이가 강도사건의 주동자였다는 사실도 이 네팔 아이들이 말해줬다."
▲시티호프는 난민 아이들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진행해왔던 영어교실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또 매주 토요일마다 고등학생들이 난민가정을 직접 방문해 아이들 공부를 가르쳐주고 봉사하고 있다. 현재 60여명의 고등학생들이 4명씩 팀을 이뤄 각 한 가정씩 맡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3년까지 봉사하고 있다. 조지아텍, 에모리 등에서 자원한 50여명의 대학생들도 월, 화, 수, 목 4일에 걸쳐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 40여명, 1세 어른들 30여명 또한 꾸준히 봉사해주고 있다. 주일날 교회를 나올 수 없는 회교도 어린이들을 위한 소규모 그룹 사역도 진행하고 있다. 또 재정적으로 지원이 필요한 난민 부모들을 섬기는 사역도 진행 중에 있다. 매년 여름에는 청소년 여름캠프, 여름단기선교, 교회필드트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인들에게 난민선교라는 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
"한인들 중에는 기독교 신자가 많고 적지 않은 한인교회들이 해외선교를 다녀 오고 있다. 하지만 소외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 옆에 있다면 그들을 돌보는 것도 선교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클락스톤의 난민들의 바로 그들이다. 난민들의 생활수준은 굉장히 열악한 편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을 조금씩만 나눠주고 선교한다면 이들도 우리 선조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진정한 기독교 신자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이인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