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 예방 효과, 40~50년대부터 첨가
미 인구 절반에 불소 처리된 물 공급
보건장관 지명자“암 유발 위험”주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연방 보건부장관 지명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공공보건 전문가와 치과의사들이 충치 감소에 기여한다고 평가하는 수돗물에 불소 첨가 관행에 반대해왔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에 따르면 공공 수도 시스템에서 식수를 공급받는 미국인의 10명 중 7명은 불소 처리된 물을 마신다. 지난 대선 직전, 케네디는 X(구 트위터)에“트럼프 백악관은 취임 첫날 미국 모든 상수도 시스템의 공공 식수에서 불소를 제거하라고 권고할 것”이라고 게시했다. 그의 게시글은 또한 불소가 골육종과 같은 뼈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이미 반박된 주장을 반복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불소가 충치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후, 일부 지역사회는 1940~50년대에 식수 공급에 불소를 첨가하기 시작했다. 1980년까지 인구의 절반이 불소 처리된 물을 공급받게 되었다.
■주정부 및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
불소화 노력은 전통적인 정치 성향과 일치하지 않았다. 불소화 비율이 가장 낮은 주 중 일부인 오리건과 뉴저지는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으며,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한 주이다. 켄터키, 사우스캐롤라이나, 웨스트버지니아처럼 오랫동안 불소화를 장려해온 몇몇 보수적인 주에서는 불소화 비율이 90%를 넘는다.
대부분의 지역사회는 자발적으로 불소를 첨가하지만, 약 12개 주에서는 불소화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의무화 중 일부는 5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2011년에 아칸소주의 최신 법안이 통과된 후, 해당주의 불소화 비율은 2010년 65%에서 2022년 87%로 상승했다.
많은 의무화 법안은 소규모 또는 중간 규모의 수도 시스템을 면제하기 때문에 해당 주의 일부 농촌 지역사회는 여전히 불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메릴랜드 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이자 공중보건법 네트워크 동부 지역 디렉터인 캐시 호크는 “트럼프 행정부는 그러한 주법을 무효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공중보건 조치에 대해 주 경계 내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주정부에 지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수도 시스템이 불소를 첨가하기 시작한 이래로 활동가들은 때때로 성공적으로 이에 반대해왔다. 최근 몇 달 동안 아칸소, 조지아, 켄터키, 네브래스카를 포함한 여러 주의 입법자들이 불소화 의무화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러한 시도 중 어느 것도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반 불소화 활동가들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규제가 바뀌지 않더라도 연방 정부의 권고는 지역사회가 오래된 수돗물 처리 결정을 재검토하게 할 수 있다. 조셉 A. 라다포 플로리다주 의무총감은 11월 말에 불소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권고했다. 이후 네이플스와 스튜어트를 포함한 여러 지역사회는 라다포의 지침을 인용해 불소 첨가를 중단하거나 논의를 시작했다. 2022년 기준으로 플로리다주의 공공 수도 시스템에 의존하는 주민의 78%가 불소화된 물을 공급받았다.
■연방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연방 정부는 불소화를 의무화하거나 지역 수도 시스템을 직접 통제하지 않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불소화 프로그램을 재검토하도록 전국의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호크 교수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의 사례처럼 경고를 발령하는 것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 차원에서 권장하는 식수 내 불소 기준치를 폐지할 수도 있다. 그녀는 “주 및 지방 정부는 그 최적의 기준이 무엇인지 판단할 자원이나 전문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방 지침은 가장 최근인 2015년에 개정되었으며, 최적 범위를 리터당 0.7~1.2밀리그램에서 단일 권장 수치인 0.7로 변경했다. 이를 다시 변경하거나 완전히 폐지할 경우, 전국의 지방 정부에서 불소화 논쟁이 급증할 수 있다. 또한 일부 주의 불소화 의무화는 연방 권장 기준에 연동되어 있으므로, 권장 기준이 제거되거나 0으로 낮아지면 완전히 시행되기 위해 개정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군대의 불소화 규정을 보다 직접적으로 겨냥할 수도 있다. 일부 군사기지에서는 1950년대부터 불소화된 물을 공급해 왔다. 국방부의 최근 지침에 따라 2016년부터 미국 내 대부분의 군사 기지는 최적의 불소화 수준을 유지하도록 명령받았으며, 해외 군대의 식수는 별도의 정책에 의해 관리된다.
워싱턴 수로를 운영하는 미 육군 공병단은 약 100만 명의 워싱턴 DC 지역 주민들에게 물을 처리 공급하고 있으며, 1952년에 불소화를 시작했다.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수도국은 이 수로에서 처리된 식수를 구매한다. 두 지역 모두 자체적으로 불소를 첨가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구매 계약에는 군대가 불소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양측 지방 정부 대변인은 밝혔다. 트럼프 인수위원회는 불소 권고안이나 규제 변경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불소의 위험한 부작용 드물어
케네디는 수년간의 연구가 불소화와 암 사이의 연관성을 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소화가 암과 연관되어 있다고 반복해서 주장했지만, 일부 부작용은 입증되었다. 중간 수준의 불소는 치아의 외형에 영향을 미치는 치아 불소증이라는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일부 지역에서 자연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불소에 장기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며, 이는 식수에 첨가되는 낮은 수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중 하나인 골격 불소증은 뼈와 관절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연방 환경보호청(EPA)은 심각한 건강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공공 수도 시스템에서 불소를 리터당 4밀리그램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불소가 자연적으로 매우 높은 시스템은 이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부분의 개인 우물 소유자는 불소를 제거하지 않는다. 이처럼 높은 수준은 미국에서 드물다. 2020년 CDC 분석에 따르면, 공공 수도 시스템 사용자 중 1.5밀리그램 이상(보건당국 권장치의 두 배 이상)을 공급받는 사람은 1% 미만이었다. 스위스 연구에 따르면, 미국 내 자연적으로 높은 불소 수준은 주로 텍사스 서부에서 네브래스카와 다코타를 거쳐 이어지는 하이 플레인스 대수층과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남동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국립독성프로그램(NTP)이 8월에 발표한 보고서는 이전 연구를 분석했으며, 주로 미국 식수에서 발견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불소 수치를 가진 국가들을 대상으로 했다. 보고서는 높은 불소 수치가 어린이의 IQ 저하와 연관되어 있음을 발견했지만, 저자는 “낮은 불소 노출이 건강 위험과 연관이 있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신중하게 언급했다. 몇 주 후, 연방 판사는 해당 보고서와 다른 연구를 인용하며 EPA에 식수 내 불소를 추가 규제하라고 명령했다.
케네디는 새 행정부가 첫날부터 불소화에 반대하는 경고를 내릴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실제 행정절차는 어떤 조치도 지연시킬 수 있다. 케네디와 트럼프는 또한 식품 안전, 만성 질환, 백신 규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호크 교수는 “그들이 주장하는 모든 것을 실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별 불소화 의무화
지난 2022년 기준 각 주별 불소화 비율은 다음과 같다. 불소화 비율은 CDC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불소화된 수도 시스템에는 불소를 추가하는 시스템뿐만 아니라 자연적으로 최적 수준 이상의 불소가 존재하는 시스템도 포함된다. 개인 우물과 같은 비공공 시스템을 통해 식수를 공급받는 사람들은 CDC 추정치에 포함되지 않는다. 불소화 원천의 세부 사항과 공공 수도 시스템을 사용하는 인구 비율은 2020년 기준으로, 주별로 이용할 수 있는 최신 자료다.
▲캘리포니아: 58%. 1995년 법에 따라 최소 1만개 연결망을 가진 수도 시스템은 자금이 제공될 경우 불소화를 의무화한다.
▲아칸소: 87%. 2011년 법률에 따라 최소 5,00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 수도 시스템은 불소화를 의무화하되, 자금이 제공될 경우에만 적용된다. 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해당 의무화 대상이었던 불소화되지 않은 35개 시스템 중 33개가 불소화를 시작했다.
<By Hannah Rec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