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골퍼와 언쟁벌이다
갑자기 드라이버 휘둘러
다른 일행 향해 샷 날려
한인 골퍼들 패싸움까지
40대 한인 남성이 골프장에서 술에 취해 언쟁을 벌이다 상대방에게 골프채를 휘두르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한인 남성의 폭행 장면은 목격자들이 촬영한 동영상으로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공공 장소인 골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추태에 대한 비난 여론이 온라인에서 일고 있다.
또 다른 한인 골퍼들의 경우 다른 일행에 골프공이 날아간 것과 관련해 패싸움까지 벌인 사례까지 도마에 오르는 등 골프장에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골퍼들 간 시비가 폭력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캐나다 벤쿠버 인근 버나비 지역에 위치한 한 골프장의 티박스에서 한인 은모(43)씨가 상대 골퍼와 언쟁을 벌이다 드라이버를 휘두르는 등 폭행을 가한 혐의로 체포된 후 2개월 만에 기소됐다고 버나비나우와 CTV뉴스 등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12일 오후 12시30분께 버나비 경찰(RCMP)은 버나비 마운틴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사용한 폭행 사건에 대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술에 취한 은씨를 발견했고, 그는 폭행 혐의로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 목격자들이 폭행 당시 상황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 따르면 피해자는 은씨에게 “내가 있는 쪽으로 공을 쳤냐”고 소리쳤고 곧바로 둘은 말다툼을 이어갔다. 언쟁을 벌이며 피해자에게 서서히 다가가던 은씨는 한 순간 자신이 들고 있던 골프 드라이버를 상대방에게 휘둘렀고, 상대방은 곧바로 얼굴을 감싸 쥐고 주저앉았다.
폭행으로 인해 은씨의 드라이버 헤드는 샤프트와 분리돼 튕겨나갈 정도였다. 영상을 찍고 있던 다른 골퍼는 은씨에게 “도대체 뭐가 문제냐”고 소리쳤고, 제3의 골퍼는 은씨에게 다가와 더 이상의 폭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저지했다. 경찰은 영상에 나온 피해자를 포함해 모두 3명이 은씨에게 폭행을 당했지만 다행히 경미한 부상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날 체포돼 구금된 은씨는 법정 출두 약속을 하고 석방됐다.
이와 관련 일부 네티즌들은 “골프장에서 하키 경기가 열릴 줄 누가 알았겠냐” “살인무기도 될 수 있는 드라이버를 술에 취한 채 휘두른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분노를 표출했고, 몇몇은 “골프장에 한인들이 너무 많다” “루프탑 코리안을 조심하라” 등 한인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하기도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후 사건 발생 2개월 만에 법정에 출두한 은씨는 무기를 사용한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버나비 마운틴 골프장 출입 금지 명령도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밖에서 대기 중이던 기자들이 은씨에게 폭행 당시 상황에 대해 질문했지만 은씨는 답하지 않았다. 은씨는 오는 1월9일 다시 법원에 출두할 예정이다.
한편 버나비 지역에서는 지난 6월에도 한인 골퍼들이 연루된 패싸움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지난 6월30일 버나비 경찰은 버나비 리버웨이 골프장에서 폭행이 진행 중이라는 신고를 받았다. 당시 지역 언론들은 한 골퍼 일행이 앞서 나가던 다른 일행이 홀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여러 번 공을 친 것이 발단이 되어 시비가 붙었고, 순식간에 집단 패싸움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싸움에 연루된 이들의 신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싸움 관련 동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나갔고, 영상 속에서는 한국어 욕설이 들려 한인 골퍼들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은 같은 버나비 지역에서 발생한 은씨의 폭행 사건과 맞물려 골프장 내 폭행 문제를 재차 부각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