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취업 등 더 중시… 65세 이상만 신앙 중요
기독교인도 현실적인 문제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 교회에 출석하는 한국 성인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 신앙생활과 영적 성장과 같은 종교적인 관심사가 뒷전으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일과 취업, 자녀 양육 및 교육, 건강 등 현실적인 문제에 한국 기독교인의 관심사가 쏠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 조사 기관 지앤컴리서치는 한국 성인 기독교인의 나이별 주요 관심사와 신앙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초 교회에 출석하는 19세 이상 교인 2,000명(나이대별 각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다. 각 나이별로 가장 중요한 관심사를 묻는 질문에 신앙 생활과 영적 성장을 가장 중요하게 꼽은 나이 그룹은 없었다.
19세~34세 교인 중 가장 많은 약 32%가 일과 취업을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꼽았고, 이어 배움과 자기 계발(15%)을 두 번째로 중요한 관심사로 꼽혔다. 젊은 교인 층에서 신앙생활과 영적 성장은 세 번째(14%)로 중요한 관심사로 밀렸다.
65세 이상 교인 층에서만 신앙생활과 영적 성장(24%)이 건강(47%)에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관심사로 꼽혔고 35~49세, 50세~64세 교인 층의 관심사 순위에서는 각각 4위와 3위에 그쳤다. 이들 나이층에서는 자녀 교육 및 양육(21%)과 건강(38%)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다.
신앙생활을 주요 관심사로 꼽은 교인만 대상으로 주요 신앙 관심사가 무엇인지 물어봤다. 19세에서 64세에 이르는 거의 모든 교인이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얻는 것이 신앙생활의 주요 목적이라고 답한 반면 65세 이상 교인은 성령 충만과 영적 성장을 신앙생활의 주요 관심사로 꼽았다. 교인들은 이 밖에도 삶의 의미와 목적을 깨닫는 것, 물질과 건강의 축복, 구원과 영생 등을 신앙생활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었다.
이번 설문 조사에는 각 교인들에게 신앙심이 좋았던 시기를 꼽게 한 뒤 그 시절 신앙심에 가장 긍정적인 영향을 준 인물/요인을 묻는 흥미로운 질문도 있었다. 30대 이전을 신앙심이 좋았던 시기로 꼽은 교인은 모두 부모의 영향으로 신앙이 성장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40대 이후를 신앙심이 성장했다는 교인은 모두 목회자를 신앙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인물로 꼽았다.
이어 신앙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인물로 30대 미만 젊은 시절의 경우 신앙 친구, 선후배, 멘토 등이 거론됐고 40대 이후부터는 배우자로부터 긍정적 신앙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자녀 신앙 교육과 관련, 부모의 신앙심 정도에 따라 자녀의 주일 예배 참석 빈도가 달라졌다. 5세~19세 자녀를 둔 교인을 대상으로 자녀가 주일 예배에 자주 출석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평균 59%의 자녀가 주일 예배 자주 출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신앙심을 단계별로 구분했을 때 단계가 높아질수록(신앙심이 깊을 수록) 주일 예배에 자주 출석하는 자녀 비율도 높아졌다.
그리스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고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다른 사람을 격려하고 이끈다는 4단계 신앙심 부모의 자녀 중에는 약 82%가 주일 예배에 자주 출석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반면 하나님을 믿지만 종교가 내 삶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1단계 신앙심 부모의 경우 자녀의 교회 출석 비율도 31%로 평균을 밑돌았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