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수필] 분꽃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07 09:14:11

수필,박경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푸른 솔 더불어그 향기 더욱 은은해

무지개빛 꽃 무늬 사랑에 탄다

 

밤마다 별들이 빛을 모아 꽃잎을 새기고

그 맑은 웃음 소리

그 영혼의 빛깔

신비한 신의 숨결

잠자는 내 영혼 흔들어 깨우네

 

7월의 분꽃에는 

내 어머니 냄새가 묻어 있고

고향 집  장독대 옆에

고즈넉히 피어 있던 내 어머니 꽃

까만 꽃씨를  깨어서 분을 바르시고

시집오셨다는 어머니 사랑 이야기

새 색시 순정  못내 수줍어 밤에만 피는 꽃

 

어느 힘센 장사가 꽃잎을 열수 있나

오직 사랑만이 꽃잎을 여네

 

밤하늘 은하수 꽃길에

그리운 딸 위해 영혼의 꽃씨 키우시다가

7월의 분꽃으로 딸을 찾아오신 

내 어머니를 닮은 꽃

 

''얘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여전한 그음성, 영혼의 맑은 웃음

어머니 젖내음이 꽃향기 되어 

밤을 흐른다.

 

매년 홀로 피었다 지는 들꽃 마을을 홀로 서성이며 20년 전에  쓴 분꽃 시를  다시 읽는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분꽃 밭을 홀로 서성이며 하늘 향해 별밭을 서성인다.  밤이면 하늘이 열려 아주 가까이 은하수 꽃길 사이 

곱게 피어 있을 내어머니  분꽃 마을을 서성이며 가끔은 세파에 시달린 나에게 다정히 말을 걸어오신 내 어머니 음성이 들린다.

''애야! 너무 애쓰지 마라, 세월이 잠시다'' 분꽃은 밤에만 피는 꽃이다. 그 꽃향기가 꼭 어머니 젖내음  같아 늦은 밤 어머니  젖내음에 젖는다.

40년을 한집에 덕분 홀로 피었다지는 들꽃들의 향연은 내 생애 그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영혼의 향기다. 

분꽃은 마디 마디가 일손에 굳어진 내 어머니 손을 닮았다. 내 어린 시절 어머니 장독대 옆에는  분꽃이 피어 있고 솥뚜껑을 걸고 녹두가루를 섞어서

찰떡 문지를 만들어 주시던  내 어머니를  분꽃 마을에서 만난다.  바위가 일품인 석산동 분꽃 마을에서 내 어머니 품에 안기듯 모녀의 사랑의 숨결이 흐른다.

작년에 몇년을 찾아 두었던 바윗돌을 옮겨와 나의 뜰엔 식구 늘었다.

침묵의 바위는 솔과 어울려 서로 화합하고 들꽃 더불어 한 폭의 수묵화처럼  맑은 바람 소리 

더불어 침묵의 향기는  내 영혼에 한 폭의 묵향이다. 바위 사이 솔씨가 떨어져 이 무더위에도 

살아있는 작은 생명이 내겐 기쁨이기도 하다 .흙으로 덮어주며 불처럼 달아오른 바위 틈에서

생명을 키운  작은 솔이 왠지 짠하다.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전나무는 더욱 푸르름을 본다'는  논어의 말처럼 

불볕 돌덩어리에서 그 작은 솔의 생명이 아침이면 나를 보고 빙긋 웃는다.

''여수 동좌''   ''그 누구와 함께 마음을 같이 하라''  세상이 하… 시끄러워  고적한 날에 솔 사이를 거닐으며 그 맑음에 마음 담근다.

푸른 솔 바람소리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맑음이요, 그리움 안고 찾아온 내 벗이다. 잠을 잃은 밤이면  분꽃 마을을 서성이며  그리움 안고 찾아오신 내 어머니 그리움으로 마음 설렌다.

이 모두가 석산동 돌산 아래서 40년을  '돌산 지기'로  살아온 은혜가 아닐까 싶다.

내 고향 전남 강진에 귀향오신  '다산 정약용 선생님'' 그 기암 절벽  바위산에서 그 기를 조금이라도  받은 것이 아닐까…

그 토양의 흙은 그 사람을 만든다. 하늘이 열리어  우주의 흐르는 기… 그 기를 받아야  하늘이 열리고 우주의 기별을 들을 귀가 열려야 큰 뜻을 이룰 수 있다. 

우주, 사람, 땅은 그 기의 흐름이 하나다.

다산 초당 그 흙을 어루 만지며 자란 내 어린 시절로 돌아가 본다… 

다산은 외로움을 달래시며  '정석'(丁石)이란 글을 

바위에 새기시고 그 청빈한 인품으로  '목민 심서' 등 500여 권의 방대한 저술을 하신 그 어른의 높은 인품과 학문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 까.

다산은 시를 '언지'라 하시고 '' 자기가 비굴하면 아무리 고상한 언어를 수사해도 시를 쓸 수 없다''하셨다. 시는 자신의 마음이요 인격이라 하셨다.

긴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 어른의 혼이 살아 내 영혼을 다시 일깨운다. 

 

''푸른 파도 소리

하늘 빛 맑음

청포 두루마기 입으신 

어진 선비님

흙속에 묻힌 

정직한 선비의 마음  

''내방을 드나드는 것은

오로지 맑은 바람 뿐이요,

나와 마주 앉은  이는 

차와 밝은 달 뿐이라''{ 다산의 다시 중에서 }

 

자연속에 묻혀 '' 유유 자적'' 학문의 세계에 묻혀 사신 옛 스승  

다산의  큰 업적을  다 헤아릴수는 없지만 

들꽃 사이를 거닐으며 그리움 남기고 가신 옛 어른의 맑은 혼이 솔바람 소리에 묻어온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의 시] 인생의 꿈
[내 마음의 시] 인생의 꿈

유 옥 경(애틀랜타문학회 회원) 비오고 눈내리는 세상 살다 보면 봄이 오고불 꺼진 숲에서 꿈꾸고저문 강물따라 인생 찾는다 지금 사는 삶이 고달퍼도날개펴고 하늘을 사는 새 희망은 내

온전재무, 24일 자산관리 세미나
온전재무, 24일 자산관리 세미나

24일 2시, 스와니 에벤 실버타운사업주와 부동산 투자자 세미나 온전재무(OnGen Finance)는 24일 오후 2시 스와니 소재 에벤 실버타운에서 사업주와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연말 시즌, 어떤 술이 건강에 이로울까?
연말 시즌, 어떤 술이 건강에 이로울까?

맥주 마시는 것이 와인, 리커 보다 안좋아 일주일 뒤면 추수감사절이고 연말 할리데이 시즌을 맞아 음주자들은 잦은 술자리를 갖게 된다.술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어떤 술을 선택하느

주정부,1인당 최대 6,500달러 교육비 지원
주정부,1인당 최대 6,500달러 교육비 지원

프라미스 장학금 프로그램 승인가구소득 연방빈곤선 400%이하  사립학교 재학생을 포함해 일정 자격을 갖춘 학생에게 최대  6,500달러의 교육비를 공적자금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퀸 하우스, 40년째 기부 프로젝트 이어가
퀸 하우스, 40년째 기부 프로젝트 이어가

푸드 박스 및 기프트 카드 제공19일부터 22일까지 수령 가능 비영리 단체인 로렌스빌의 퀸 하우스가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를 40년 동안 이

조지아 공립학교 수돗물 ‘납’ 함유 심각
조지아 공립학교 수돗물 ‘납’ 함유 심각

검사337곳 중 미검출 3곳 불과절반 이상이 허용 기준치 초과비용지원 불구 검사참여는 14%  연방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지아 공립학교 수돗물 납 검사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남부한인회연합회 제31대 김기환호 출범
동남부한인회연합회 제31대 김기환호 출범

“소통과 화합, 차세대 성공 위해 일하겠다”체전 발전, 차세대 네트웤 및 잡페어 행사 미동남부한인회연합회 김기환 제31대 회장 취임식이 지난 16일 오후 5시 둘루스 개스사우스 컨

인종혐오 전화문자, 라티노·LGBT로 확산
인종혐오 전화문자, 라티노·LGBT로 확산

디캡 13세 소녀도 문자 받아FBI“모든 사례 수사 중”경고  대선 직후 전국 각지 흑인들을 대상으로 과거 노예농장으로 가 일해야 한다는 휴대전화 문자가 무차별적으로 뿌려진 데 &

독일 크리스마스 분위기 느낄 수 있는 마켓 개장
독일 크리스마스 분위기 느낄 수 있는 마켓 개장

독일계 미국인 문화 재단 주관온가족 참여 가능한 이벤트 진행 조지아에서 독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애틀랜타 크리스트킨들 마켓(Atlanta Christkindl Mar

저가항공사 스피릿 파산보호 신청
저가항공사 스피릿 파산보호 신청

챕터11…운항 지속·구조조정  ATL노선 일부 취소·감축 전망   저가항공사인 스피릿 항공이 18일 연방 파산법원에 챕터 11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그러나 애틀랜타에 미치는 영향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