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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지역뉴스 | | 2024-11-22 14:09:21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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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단풍 여행을 떠나자는 권면을 받곤 했는데 어느 새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애틀랜타 가을은 예년과 다르게 푸른 가을로 기상이변을 대변했지만, 계절 순항 항로는 마지막  계절을 남겨두고 묵상에 젖은 듯 고요하다. 계절 비망록을 남겨볼 참인지 심도 있게 가을을 추스르며 겨울로 가는 길목으로 접어드는 문턱인데 난데없는 삭풍이 만상을 흔들어대며 서성이고 있다. 입동도 지나고 소설도 지났다. 자연의 가을 11월이 생의 가을 11월의 마음을 함께 품으며 뜻을 나누었는데 다시금 나눌 해후를 위해 서서히 떠나려 하고 있다. 11월은 1이란 숫자가 나란히 놓여있어 하나의 생과 하나의 생이 서로의 곁을 지켜주며 함께 가는 모습을 연상케 해주기도 하고 줄지어 늘어선 가지런한 평행의 안정감과 정연함을 느끼게 해주었던 11월이었는데 감사절기를 보내기 바쁘게 이내 12월이 대설과 동지를 동반하고 성큼 들어설 것이다. 계절 길목에 서게 되면 언제나이 듯 습관처럼 생의 길목들을 돌아보게 된다. 걸어온 인생 여정에서 빛났던 길목은 어디메쯤 이었을까 반추 하게도 된다. 

 

세상을 살 만큼 살아온 노년층에게 비쳐지는 계절은 융통성 없이 바르고 올곧게만 보인다. 지나치게 꾸밈없음이 얄밉기도 하지만 우연 같은 필연이 스텝이 엇갈릴 때면 곧잘 엇박을 감지하게도 되지만 산전수전 겪어내며 살아오는 동안 제대로 박자를 짚으면 어떠하며, 엇박을 밟으면 어떠하리 싶은데, ‘어리석은 시골 생활이 이렇다 한들 어떠하리 하물며 냇물사랑, 바위, 사랑을 굳이 고쳐 무엇 하리’ 퇴계 이황 선비의 시조에 마음이 실린다. 도달하고 싶었던 까마득한 봉우리에 섰다 한들 안위에 묶여지지 않으며 외로움에 위협 당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젠 처연히 남겨진 시간들을 계수하며 빈틈 없이 순환되는 계절들에게 염증을 느낀다고 토로해볼까 한다. 일년 중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가을인데, 노년으로 접어들면 향방도 어둔 해지고 걸음도 느려 저 귀 쫑긋, 두 눈 부릅뜨지 않으면 계절 쓰나미에 무작정 휩쓸려버리고 말 것이라 우주 타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숙 해지려는 동작을 위해, 산책이라도 부지런히 해야 할 만큼 세월 흐름의 기세가 가당치 않다. 감지하기 힘든 속도감에 떠밀리다 보면 왠지 점점 왜소해지고 세월 흐름이 적절한 신축성 없이 바름과 정직을 추구하는 터라 눈 둘 곳을 찾지 못해 먼 하늘가로 눈길이 두게 된다. 

 

나이가 깊어 갈수록 진실하고 솔직한 미필적 고의를 범하지 않으려는 올곧음을 보이려 몸을 사리며 긴장하게 된다. 어언지간 노년으로 들어서고 남은 생애 앞에서 바라보는 계절이 노년을 향해 다가오는 어렴풋한 찰나가 번번히 엇갈린다. 얼뜨고 비주룩한 상관관계는 이미 아쉬움이 남은 모습으로 서로를 용납 해야 하는 곤핍이 애잔하다. 그리 기대에 어그러진 것도 없는 터인데 어쩐지 계절을 떠나 보낸다는 것이 서운하고 불만스럽기 까지 하다. 

가을이 떠나면 이내 매서운 겨울이 들어설 것이라서 생의 겨울맞이가 얼 바람 맞듯 실없이 허황해질 것이다. 마지막 장이 외롭게 남은 달력 두께로 하여 서두름과 결연함이 언뜻언뜻 엿보이기 시작한다. 계절이 순항하는 연안 마다 삶의 소음들이 모여들곤 하지만 일상과 어우러지며 빚어낸 진액이 고여 있어 가히 고혹적이다. 가을은 기어코 어질고 선량하게 비움과 내려놓음을 말쑥하게 남기려는 풍광을 필연처럼 바꾸어 가고 있다. 어리둥절하니 슴벅이다 보면 한달음에 겨울이 들어 설 것이고 황량함 속에 당황하며 남은 날이 짧은 우리 네를 아무데나 내팽개치듯 세워 둘 것 같다. 가을 날 마지막 옷자락이 금방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이른 겨울 같기도 한 늦은 가을이다.

자연 순환계절도 늦은 가을이요 생의 계절도 가을이 깊어 겨울로 접어들었다. 고향을 떠났을 때 비로소 고향이 어떠한 곳이었는지를 알게 되듯, 세월이 흐르면 내가 살아온 날들이 얼마나 귀중했는지 더욱 깨달음 하게 될 것이다. 느지막한 가을날 마지막 뒷자락이 금방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이른 겨울 같기도 한 늦은 가을이다. 결실을 거두고 단풍이 물들고 낙엽으로 비워내는 가을도 아름답지만 다 비우고 내려놓음을 끝낸 겨울을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받아들이며 인생의 겨울까지 후대에 부끄럽지 않게 곱게 장식할 수 있는 노년의 원숙함을 이끌어내려 한다. 이제서라도.

 

갈수록 계산 착오가 빈번히 발생하고, 뭐든 이룰 것 같은 자신감은 여전히 넘쳐나도 몸은 자기 뜻대로이고, 기대했던 자신과 노년이란 이름표를 달아버린 자신의 정도가 예상보다 간격이 벌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 인 것을 차마 인정할 수 없다는 투정으로 마음이 무력 해진다면 인생의 가을을 아직도 붙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문해 보는 시간이 잦아진다. 젊음과 중년을 보내고 여분의 생을 향한 원만한 익숙함을 다스릴 줄 아는 생의 겨울이 되길 바라며, 이제 가을과 이별을 나누려 한다. 다가올 계절의 추위 탓으로 움츠림 정도는 어쩔 수 없는 일로 삼을지라도 좌절만을 허락하지 않으려 한다. 달려온 만큼의 최선을 다하리라 용기를 추스르며 각오도 강다짐하게 된다. 인류에게 우주원리를 도약으로 이해하려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고 끊임없이 인류 생존 갈구의 열망을 놓지 못하는 추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세기의 이 가을날, 수억 광년의 우주 역사는 여전히 흐르고 있다. 자연의 가을, 생의 가을도 해를 거듭하며 여전히 흐르고 흘러갈 것이다. 태양계의 어느 별에서 인류가 거주하게 될 그 날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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