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문학회 2020문학상 공모 수필 최우수상] 벤자민 버튼의 이야기
가을이다.따뜻한 커피에 그리운 사람의 이야기가 녹아나는 크림을 넣고 향기를 맡는다.서서히 가라앉는 하얀 분말이 동그라미를 그리며, 나뭇잎처럼 진한 갈색으로 검은 커피를 채색한다. 마치 내 검은 속눈썹 아래 빼곡히 박혀있는 아버지를 닮은 갈색 눈동자처럼.. 마흔의 끝자락에 왔다.매순간을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마흔 끝에 나는 한기를 느낀다. 어릴 때 기억을 더듬으면 항상 만져지는 부모님의 상기된 얼굴이, 아마도 이맘때 내 나이 언저리였을 것이다.별다른 수입은 없었지만 비행청소년 구제에 매일 분주했던 아버지와, 달구지에 이제 갓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