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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뜨거운 양철지붕위의 고양이(Cat on a hot tin roof)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17-10-13 20:20:33

칼럼,최모세,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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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처럼 인간의 위선과 가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도 없지 않나 싶다.원작자 “테네시 윌리엄스”의 작품은 거의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과 갈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남부“포리트”가의 거대한 농장주인 아버지(벌 아이브스)의 65세 생일잔치에 참석차 브릭 부부는 고향에 찾아온다. 브릭은 고향의 불 꺼진 학교 운동장에서 인기 절정 때,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성에 도취했던 시절을 떠올린다. 브릭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려고 허들을 뛰어 넘다가 발목이 부러져 목발 신세를 지게 된다. 

아버지의 건강 검진 결과는 결장암으로 시한부 삶을 살 것이라는 사실을 가족들은 알게 되고 충격에 빠져든다. 이 영화는 재산 상속의 문제와 사랑의 갈등이 이중적인 구조로 맞물려있다. 큰 아들 부부는 재산 상속에 혈안이 되어 있고 작은 아들 브릭은 재산에는 관심이 없으며 그의 아내 매기가 정당한 방법으로 재산 상속을 받고자 한다.  서둘러 유언장을 작성하기 위한 큰아들(잭 카슨)부부의 집요함과 탐욕은 가족 간의 분열과 반목을 심화 시킨다.

아버지는 물질에 욕심이 없는 작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재산 상속자로서 지목하고자 한다. 아버지는 브릭이 술에 절어 사는 자포자기의 생을 청산하고 건전한 삶을 회복하길 바라며 격려와 용기를 북돋우어 주고 있다.

영화는 한때, 유명한 프로 미식축구 선수였던 브릭(폴 뉴먼)과 그의 젊은 미모의 아내 매기(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부부간의 성적 갈등과 원초적인 욕망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미식축구 같은 팀의 멤버였던 브릭의 친구인 스키퍼의 자살의 원인이 아내와의 미묘한 삼각관계에 있다는 브릭의 의심으로부터 시작되는 영화는 성적 심리와 모순을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다. 

친구에 대한 믿음이 무너져 내린 자신의 대한 혐오감 때문에 술로서 고통을 잊고자하는 브릭은 아내의 순결을 의심하며 잠자리마저 거부하고 부정한 여인으로 여긴다.

매기는 실제적으로 자신의 순결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남편에 의해 외면당한 사랑과 가정을 위태롭게 하는 문제점과 오해를 풀어 나가고자하는 헌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아내 매기는 남편에게 뜨겁게 사랑을 갈구하는 여성의 견디기 힘든 성적 심리를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로 표현하고 있다.  

뜨겁게 달아오른 양철 지붕 위에서 뛰어내리기도 쉽지 않고 그대로 견디기도 어려운 처지의 고양이 입장을 말이다. ‘고양이는 높은데서 뛰어 내려도 다치지 않는다.’라고 어이없게도 브릭은 아내의 순수한 사랑의 욕구를 발정 난 암 고양이로 몰아 부치는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매기는 남편의 냉소적인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고통스러운 처지에서도 그 자리를 고수하겠다.’고 응수한다. 대화조차 거부하는 브릭의 몰이해로 부부간의 관계는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

작은 아들 부부간의 애정전선의 이상을 감지한 아버지는 문제점의 해결을 위한 조정자의 역할을 자청하기에 이른다. 이윽고 아버지 앞에서 아내 매기의 고백을 통해 진실을 위태롭게 했던 실상은 드러나고 부부간의 위기가 일방적인 대화 단절로 인한 억측에 지나지 않았음을 브릭은 깨닫게 된다.

아버지는 세상의 허위와 가식에 책임을 전가하는 아들의 나약한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술로 정신을 마비시키는 어리석음은 비참한 현실도피일 뿐이라고 아들에게 강인한 의지로 대처하기를 타이른다. 브릭의 항변으로 이어지는 아버지의 삶의 족적은 어떠했는가.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오로지 부와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고 진지하게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기에 이른다.  

브릭은 아버지가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족과 사랑의 대화가 부재였음을 일깨우고 있다.  농장의 일꾼들에게도 인격적인 관계로 대하지 안했던 비정함은 아버지의 진실 된 모습은 아니었다고 부르짖는다.  브릭은 아버지에게 물질적인 보상보다 진정한 사랑을 원했던 자신이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브릭은 아버지의 마음을 상하게 한 행위를 사과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소통하며 화해하게 된다.

‘고통이 살아있음의 증거’라고 ‘모르핀 없이 견디겠다.’는 아버지의 태도가 의연하다.   아내에게도 물질적인 보상으로 모든 것을 대신 하고자 했던 가장인 남편에게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였던 어머니의 쓸쓸한 고백은 어떤가. 남편의 증오와 가혹한 태도까지도 사랑으로 녹이고자 하였던 어머니의 고독한 영혼에서 가정의 소중한 울타리는 사랑으로 세워가는 귀한 헌신임을 깨닫게 한다. 아버지는 이러한 아내의 이중적인 모습을 지긋지긋한 위선과 가식으로 받아들이지만 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인간의 위선과 가식된 모순의 실체가 어쩌면 우리의 진부한 모습일 수 있지 않는가. 영화는 원작자 “테니스 윌리엄스”가 제시하는 사랑의 공동체인 가정이 위기를 극복하고 사랑의 진실을 찾아가는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그린 수작임이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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