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발언대] 비밀리에 받는 미국의 상 문화

지역뉴스 | | 2024-06-10 17:12:27

발언대, 김지나,메릴랜드,미국의 상 문화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한국에 가있는 동안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늦둥이 막내가 졸업하는 고등학교에서 온 메일인데 졸업식 전에 상을 받을 예정이니 언제까지 그리고 몇 시까지 오라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자리가 많지 않으니 부모님 이외에 형제자매가 온다면 미리 알려주기 바란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보통 졸업식 날 모든 졸업생 앞에서 모두의 부러움을 받으며 자랑스럽게 상을 받는 한국문화를 35년 겪어온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행사다.

미리 상을 받은 며칠 후 성대한 고등학교 졸업식은 마치 대학교 졸업처럼 학사모를 쓰고 가운을 입는다. 학교마다 매년 졸업가운의 색깔이 달라지면서 졸업 연도를 기억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졸업식은 오케스트라의 잔잔한 기품으로 시작되고 밴드의 우렁찬 기운으로 졸업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함께한 가족은 학생으로서의 마지막 졸업을 기뻐하며 축하해준다.

이때 개인적인 시상은 빠져있다. 우수한 아이들은 졸업 전에 상을 받고 이미 가족의 축하를 받아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상을 받으러 오라는 메일을 받은 것이다. 물론 어떤 종류의 상을 받는 건지 알 수 없지만, 한국처럼 학교장 상부터 교육감 상뿐만 아니라 각 과목 우수상 그리고 깨알 같은 클럽 상이라든지 각종 상을 고루 나누어준다. 

특히 기부금 같은 돈으로 받는 스칼라스틱 상은 개인적으로 큰 자부심을 갖게 되는 상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음식점이나 보험회사, 각종 단체 등 개인이 주는 장학금을 잘 이용하면 어떠한 형태로든 그 결과는 돈으로 직결된다. 적은 금액에서 큰 금액까지 어떤 기관이든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하고 그에 맞는 에세이나 인터뷰 후 선정이 되면 대학 등록금에 보탬이 되기도 하고 그야말로 졸업하면서 쓰이는 돈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즉 부지런하게 손을 놀리면 장학금과 직결될 수 있는 찬스가 바로 고등학교 졸업이다.

상이란 누군가에겐 영광이고 자랑스러운 일이 되고 상을 받기 위해 치열한 경쟁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상을 우선시하는 사회에서는 반대급부인 낙오자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분명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교육적인 관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일인데 이는 아주 어린 나이에서부터 비교된 교육이 아닌 개인의 장점을 살려 나만이 잘할 수 있는 장점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남 앞에서가 아닌 자신의 잣대에서 성실하게 무언가를 해냈다는 조용한 보상은 그들의 자신감을 위해 대단히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미국의 조용한 상 문화는 비단 학생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상에 대한 기대치가 낮게 만드는 문화가 그대로 이어져 상뿐만 아니라 기부하는 문화 또한 조용하게 이루어진다. 누가 누가 더 조용히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을까를 경쟁이나 하듯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그들의 만행(?)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

이번엔 참석하지 못하지만, 조용하고 비밀스러운 상 시상식에 자리 하나를 양보한다는 의미에서 미안함을 대신해야겠다. 이제야 정신이 조금씩 고개를 드는 걸 보면 곧 한국을 떠나야 함을 알리는 신호인 듯하다. 

<김지나 메릴랜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비즈니스 포커스] 이바돔, 추위 잊는 뜨끈한 감자탕 전문점
[비즈니스 포커스] 이바돔, 추위 잊는 뜨끈한 감자탕 전문점

감자탕 전골·뼈구이 등 선보여'황제 우거지탕' $9.99… 그랜드오픈 스페셜 외식계의 강자 이바돔이 둘루스에 상륙했다. 최근 한파로 인해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바돔이 뜨

〈포토뉴스〉 WALEC, 벤 쿠 커미셔너 명예고문 위촉
〈포토뉴스〉 WALEC, 벤 쿠 커미셔너 명예고문 위촉

세계아시안 사법기관 자문위원회(WALEC, 회장 민정기)는 지난 7일 귀넷카운티 커미셔너위원회 금년 첫 미팅에서 벤 쿠 귀넷 제2지구 커미셔너에게 명예고문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날

여성경제인협회 '트럼프 시대 경제' 특강
여성경제인협회 '트럼프 시대 경제' 특강

18일 오후 6:30, 1818 클럽하인혁 교수 경제특강 예정 애틀랜타 한인여성경제인협회(회장 김순애)는 오는 1월 18일(목) 오후 6시 30분 둘루스 1818클럽에서 새해 첫

미주한상총연, 대한상의·이노비즈협회와 업무협약
미주한상총연, 대한상의·이노비즈협회와 업무협약

CES 2025 현장에서 MOU 체결한국기업 미국진출에 상호협력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회장 이경철)는 8일 ‘CES 소비자 가전박람회 2025’가 열리는 라스베이커스 컨벤션센

한국 ‘여권 파워’ 세계 3위…192곳 무비자 입국
한국 ‘여권 파워’ 세계 3위…192곳 무비자 입국

프랑스·독일 등과 공동 3위…싱가포르 1위 인천국제공항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여권으로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가 192곳에 달해 '여권 파워'가 세계 3위를 기

장 건강에 좋은 ‘차전차피’… 심혈관·혈당 효능도
장 건강에 좋은 ‘차전차피’… 심혈관·혈당 효능도

■워싱턴포스트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질경이 씨앗 껍질의 수용성 섬유질 성분콜레스테롤 낮추고 변비·설사 완화 도움<사진=Shutterstock> 현대사회에서 건강에 대한

트럼프, LA산불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책임론… “모든 게 뉴섬 탓”
트럼프, LA산불에 캘리포니아 주지사 책임론… “모든 게 뉴섬 탓”

물고기 보호 위한 캘리포니아 북부 삼각주의 물공급 제한 비난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측 “’물 복원 선언’ 같은 문서는 없어…순전한 허구” 반박 이튼서 발생한 산불로 불에 타는

JJ에듀, 예비 고교생 및 학부모 세미나
JJ에듀, 예비 고교생 및 학부모 세미나

18일 오전 11시 세미나 실시 대학입시 전문학원 JJ 에듀케이션은 오는 1월 18일(토) 오전 11시, 예비 고등학생과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

켐프 주지사 ‘주 비상사태’ 선포
켐프 주지사 ‘주 비상사태’ 선포

GEMA,주운영센터 지휘“주민 외출 자제”당부도  브라이언 켐프(사진) 주지사가 9일 오전 주 비상사태를 선포했다.선포와 동시에 효력이 발생한 이번 주 비상사태는 14일까지 유효하

카터 전 대통령 국장 엄수…바이든 "권력남용에 맞서야" 추도
카터 전 대통령 국장 엄수…바이든 "권력남용에 맞서야" 추도

트럼프·오바마 등 전·현 대통령 5명 모두 한자리…이례적 '화합' 평가카터 손자 "인기 없을 때도 원칙 고수"…조지아 고향서 부인 옆에 영면 카터 전 대통령 국가 장례식[워싱턴 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