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미 ‘3고’(고물가·고금리·고성장)에 엔화 매도 확산

미국뉴스 | 경제 | 2024-04-30 08:56:38

미 3고, 고물가·고금리·고성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엔·달러 34년만에 160엔 돌파

 

천장 없이 치솟는 달러 강세에 엔화 가치가 연일 추락하고 있다. 미국의 고물가·고금리·고성장에 따른 ‘3고(高)’ 현상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멀어지면서 미국·일본 금리 차를 겨냥한 엔 매도, 달러 매수가 확산한 탓이다.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60엔을 뚫으며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최고치(엔저)를 기록했다. 전주 일본은행의 기자회견에서 기대보다 낮은 엔저 견제 심리가 확인되면서 엔화 매도가 늘었고 이날 일본 공휴일로 거래량이 줄어 변동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다. 158엔대 진입 이후 정부 개입 및 엔고를 전망한 투기 세력이 엔저 심화로 인한 손실 회피 차원에서 엔 매수 보유액 해소에 나선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무섭게 뛰고 있다. 1월 1일 기준 140.89엔이었던 엔·달러 환율은 29일 고점(160.17) 기준 넉 달 사이 14%나 올랐다. 지난해 1년 환율이 저점(127.22엔·1월)에서 고점(151.72엔·11월)까지 19%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매우 가파른 속도다. 연일 기록을 깨고 있는 슈퍼 엔저(엔·달러 환율 상승)는 미국의 고금리 지속에 따른 달러 강세의 영항이 가장 크다. 일본은행이 저금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며 양국 간 금리 격차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19일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고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0.1%였던 기준금리를 올려 0∼0.1%로 유도하기로 했지만 인상 폭이 미미해 시장에서는 외려 엔화 매도세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25~26일 진행된 일본은행의 4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된 데다 시장이 주목했던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실망스러운 발언이 환율 급등으로 이어졌다. 우에다 총재는 26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엔저는 (추가 금리 인상의 판단 요소인)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의 금리 인상 폭이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턱없이 부족한(?) 반면 미국의 인하 전망 시점은 점점 뒤로 밀려나며 강달러가 연출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지난해 12월 27일 100.99까지 내려간 후 꾸준히 상승해 최근 106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주요 경제 지표는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올 들어 인플레이션 추세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물가지수는 연율 3.1% 올라 지난해 4분기 상승률 1.6%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3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30만 3000개 급증해 시장 전망치인 21만 4000개를 크게 상회했다.

고물가·고성장에 연준이 한동안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달러 강세에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6월까지 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88.5%로 사실상 상반기 인하론은 사라졌다. 고금리 우려는 다음 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더 강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FOMC에서 연준은 매파일 것”이라며 “연내 인하가 없다는 신호를 비롯해 심지어 금리 인상도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힌트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슈퍼 엔저의 핵심 원인인 ‘강달러’ 기조가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본 통화 당국은 환율 시장 개입 시점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재무성이 연일 “과도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구두 경고를 하고 있지만 시장 견제 효과를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 상황과는 다르다. 앞서 2022년 9월 일본은행과 재무성은 24년 만에 직접 개입을 단행했다. 9월과 10월 3차례에 걸쳐 약 9조 2000억 엔을 투입하며 엔화 방어에 나섰고 투기적인 엔 매도를 일부 억제하는 효과를 봤다. 이날도 오전 160엔대를 찍었던 엔화 가치가 오후 154엔대로 급등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정부가 마침내 엔 매수 개입을 단행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무성은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고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개입의 유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첼 외환전략가는 “미일 중앙은행의 전망이 바뀌기 전까지는 엔저 흐름에 대항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기조가 바뀌려면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률의 둔화가 미국에서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크레디아그리콜CIB의 데이비드 포레스터 외환전략가도 “일본 재무성이 이번 주 FOMC를 앞두고 (엔화 매수 개입에 따른) 준비금을 낭비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주희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재택근무로 온라인쇼핑↑
코로나19 재택근무로 온라인쇼핑↑

재택근무 보편 지역서 두드러져…금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 활발미국국서 재택근무로 온라인쇼핑 급증[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확대

충청향우회 효도잔치 성황
충청향우회 효도잔치 성황

미동남부 충청향우회(회장 권요한)는 19일 오후 둘루스 왕서방에서 효도잔치 행사를 개최했다. 70여 향우가 참석한 이날 모임에서 권요한 회장은 "충절과 예의의 고장인 충청인을 환영

애틀랜타한국학교 새 이사장에 최주환씨
애틀랜타한국학교 새 이사장에 최주환씨

6월부터 2년간 임기 애틀랜타한국학교는 19일 오후 학교 사무실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새 이사장으로 최주환 부이사장을 선출했다.지난해 12월 이국자 현 이사장이 3번의 이사장직 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애틀랜타서도 열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애틀랜타서도 열려

18일 오후 한인회관에서 기념식 미동남부5.18민주화운동 기념사회가 주최한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지난 18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렸다.김용곤 기념사업회 사무총

귀넷 다문화 축제 및 오픈하우스 열려
귀넷 다문화 축제 및 오픈하우스 열려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귀넷 다문화 축제와 카운티 정부 오픈 하우스가 둘루스의 귀넷 플레이스 몰(Gwinnett Place Mall)에서 행사가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내년 미주한인비즈니스대회 "반드시 성공시키겠다"
내년 미주한인비즈니스대회 "반드시 성공시키겠다"

17일 개스사우스서 조직위 발대식 개최조직위원장 노상일, 운영본부장 한오동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회장 이경철, 이하 한상총연)는 내년 둘루스에서 개최될 미주한인비즈니스대회(W

KCA 오케스트라 가을학기 단원 모집
KCA 오케스트라 가을학기 단원 모집

8월 10일 오후 한인교회서 오디션 아틀란타한인교회(KCA, 담임목사 권혁원) TPS 오케스트라는 2024년 가윽학기 단원을 모집하고 있다.가을학기 활동 기간은 8월 17일부터 1

JJ발룬티어 클럽 대통령봉사상 시상
JJ발룬티어 클럽 대통령봉사상 시상

금메달 41명, 은메달 3명, 동메달 9명 입시전문 학원 JJ에듀케이션 산하 JJ발룬티어 클럽은 18일 학생들의 봉사활동 대통령상 시상식이 개최했다.이번 시상식에서 학생들은 금메달

바이든, “조지아가 날 대통령 만들었다”
바이든, “조지아가 날 대통령 만들었다”

벅헤드 후원 모금 행사 가져“선거의 힘을 보려면 조지아로 와라”조지아 흑인 20%, “올해 대선서 트럼프 지지”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월19일 조지아 모어하우스 칼리지 졸업식 참석

애틀랜타 인구, 전국 최대 규모 성장
애틀랜타 인구, 전국 최대 규모 성장

2022-23년 1년새 12,000명 증가 증가율 미 6위, 미 6대 도시 등극 애틀랜타가 2023년 거주 인구 50만명을 돌파한 이후 다른 도시를 압도하는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