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사람 있는 상태에서 실내 공간 실시간 소독 가능"
코로나19 팬데믹 후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 제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가운데 미국 연구진이 인체에 무해한 원자외선(far-UVC) 램프로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를 99% 이상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센터 데이비드 브레너 교수팀은 3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파장이 222㎚(1㎚는 10억분의 1m)로 기존 살균 자외선보다 짧은 원자외선이 실내 공기 중 병원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브레너 박사는 "이 결과는 원자외선이 사람이 있는 실내에서 공기 중 병원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사람들이 업무를 보는 실내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이라고 말했다.
기존 살균 자외선은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죽이는 효과가 좋아 병실 등을 소독하는 데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살균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면 피부와 눈에 해로워 병실이 비어 있을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원자외선은 실내 공기 중 바이러스 수치를 낮추는 유망 기술로 꼽혀 왔지만 실제 상황에서 그 효과는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실험용 생쥐 사육상자를 이용해 파장 222㎚ 원자외선의 살균 효과를 측정했다. 대부분 생쥐는 동물이나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지 않는 노로바이러스(MNV)를 가지고 있으며, 생쥐가 밀폐공간에 있으면 바이러스가 바로 공기 중에 퍼진다.
이들은 내부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남아 있지 않게 청소한 생쥐 사육상자에 원자외선 램프 4개를 설치하고 매일 공기 샘플을 수집, 램프를 작동한 날과 작동하지 않은 날의 공기 중 전염성 바이러스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원자외선 램프를 작동한 날은 공기 중 전염성 바이러스가 작동하지 않은 날보다 평균 9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너 박사는 "초기 민감도 테스트를 토대로 바이러스가 약 66% 제거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효과가 훨씬 좋았다"며 "이런 효율은 일반적인 공기 여과나 환기로 달성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고 말했다.
원자외선 램프 작동과 관련된 오존 또는 미립자 등으로 인한 공기 질의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브레너 박사는 방을 사용하기 전에 소독을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있으면 바이러스와 병원균 등을 배출, 금방 다시 오염될 수 있다며 이 연구의 목표는 원자외선으로 사람들이 있는 동안 지속해서 오염을 제거하는 것이라 말했다.
◆ 출처 : Scientific Reports, David Brenner et al., '222-㎚ far-UVC light markedly reduces the level of infectious airborne virus in an occupied room', http://dx.doi.org/10.1038/s41598-024-57441-z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