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61% “위험관리” 조언
‘버핏 지표’ 약세 전환 신호
연일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 증시에서 ‘거품’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주식전략가 등 투자전문가들이 2분기 약세 전환을 우려하고 주요 투자은행(IB)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도 조정이 임박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자산과 투자지역 다변화 등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가장 좋아하는 이른바 ‘버핏 지표’에서도 거품 우려로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진 만큼 향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27일 CNBC 방송은 금융기관 최고투자책임자(CIO), 주식전략가,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 300명을 대상으로 한 분기별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1%가 2분기로 넘어가면서 주식시장이 너무 빠르게 상승해 약세 전환이 가까워졌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S&P 500 지수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 이상 상승해 2019년 이후 가장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으나 단지 39%만이 추가 상승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응답자의 9%만이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즉시 금리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답했으나 91%는 점진적인 인하를 선호했다. 61%와 13%는 각각 올해 금리인하가 2회와 1회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3회 금리인하를 예측한 응답자는 26%에 그쳤다.
내년에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답한 경우가 52%나 됐으며 이는 지난해 4분기 조사 당시의 23%에서 크게 늘었다.
JP모건의 글로벌 증시 수석 전략가인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는 고객 메모에서 가장 높은 상승을 보인 종목들에 과도하게 몰리는 것은 조정이 임박했다는 것이라며 포트폴리오내 보유자산을 다양화하는 등 위험 관리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조정은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며 “과거에도 이런 적이 있었으며, 우리는 급락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실적과 연준에 대한 (금리인하) 기대 등 모든 호재가 가격에 반영됐다”면서 “엔비디아 실적과 인공지능(AI) 혁신 전망 등 깜짝 상승 재료는 점점 줄어드는 대신 반대편에 더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GSAM)도 미국 거시경제적 상황을 고려할 때 미국 증시의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투자자들은 다른 곳에서 더 나은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GSAM의 제임스 애슐리 국제 시장 전략 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의 압력으로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겠지만 이는 이미 대부분 가격에 반영돼 있어 최근 강세가 막바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슐리 책임자는 “현재 미국 주식들의 가치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들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는 상승 여력이 제한돼 있다”면서 “다른 시장에 더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GSAM은 신흥시장에서는 두 자릿수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대되는 인도, 선진시장에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는 등 중요한 통화정책 변화를 보인 일본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CNN은 버핏이 가장 좋아했던 시장지표가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향후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 지표’로 유명한 이 지표는 모든 상장기업의 총가치(윌셔5000 지수로 측정)를 전 분기 GDP 추정치로 나눈 것이다. 경제 규모 대비 미국 주식시장 총규모로 측정한 이 수치가 100%이면 적정, 70%에 가까우면 저평가, 200%에 가까우면 고평가로 본다.
이 지표는 현재 190%에 가까운 상태이며, 이와 유사한 상황이었던 2022년에 이 지표가 211%를 기록한 후 S&P 500 지수가 19% 하락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