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중 정상회담 계기 '물꼬'… 워싱턴 국립동물원도 협의 중
중국이 미국에 자이언트 판다 한 쌍을 보내며 '판다 외교'를 재개할 예정이다.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22일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을 통해 "스페인 마드리드 동물원·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과 새로운 판다 국제 보호 협력에 합의했고, 미국 워싱턴 국립 동물원·오스트리아 티어가르텐 동물원과는 새로운 협력에 관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협력 기간 양측은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평가와 현지 검사·평가를 강화하고, 해외 판다의 상황을 지속해서 공포하며, 판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미국,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은 가장 먼저 중국과 판다 국제 보호 협력을 한 국가로 양호한 협력 관계를 만들었다"며 "중국과 외국의 민심이 서로 통하게 했고 민간 우호를 촉진했다"고 평가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 관계자는 "모든 승인이 떨어지면 이르면 올해 초여름 판다 수컷과 암컷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야생동물연합 소속 메간 오언은 "매우 흥분되고 기대된다"면서 "중국 측이 샌디에이고 동물원을 시작으로 판다 협력을 재개하겠다는 엄청난 열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를 대표하는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판다가 간다면 이는 마지막 판다가 중국으로 반환됐던 2019년 이후 처음이 된다.
중국은 한때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있었던 바이윈과 가오가오 사이에서 태어난 암컷을 포함한 판다 한 쌍을 보내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암컷인 바이윈은 중국에서 사육 상태에서 태어나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20년 넘게 살면서 새끼를 6마리나 낳았다.
바이윈과 새끼들이 5년 전 샌디에이고 동물원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마지막 판다들이다.
가오가오는 중국 야생에서 태어나 2003년부터 반환되기까지 15년간을 샌디에이고에서 지냈다.
판다는 반세기 넘게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중국은 양국 관계 정상화에 앞서 1972년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냈다.
이후 큰 인기 속에 미국의 다른 지역들도 판다를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한때 미국 내 판다 수는 15마리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와 함께 중국이 임대계약 종료 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추가 임대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현재 미국 내 판다는 애틀랜타 동물원에 4마리만 남은 상황이다.
이들 판다도 올해 말 임대 계약이 만료돼 내년부터는 미국에서 판다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이후 판다 외교가 재개될 조짐이 나타났다.
시 주석이 당시 미국 기업 임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뒤 미국 동물원들 사이에서는 기대가 부풀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판다는 중국의 국보로 세계 각국 인민의 사랑을 깊이 받아왔다"며 "우리는 (미국 등) 관련 국가와의 새로운 판다 국제 보호 협력으로 판다 등 멸종위기종 보호 연구 성과를 더 확대하고, 민간 우호를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