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검문소 심사 부적격
최근들어 미국에 들어오려는 불법 이민자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공항이나 국경검문소에서 입국 부적격 판정을 받는 비시민권자 외국인 숫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라큐스대 부설 이민연구소인 TRAC가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통계를 인용해 집계한 입국 부적격(inadmissibles) 현황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공항이나 항만, 국경검문소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 부적격 판정을 받은 비시민권자 외국인들은 78만8,953명에 달했다. 이는 2022년 한해 동안 부적격 판정을 받은 38만652명과 비교해 두배가 넘는 107.3% 급중한 수치다.
입국 부적격 통계가 시작됐던 2012년 14만8,820명 수준이던 부적격자는 2022년 들어 크게 늘어났다. 300여개 입국 장소 중에서 가장 많은 부적격 판정이 내려진 곳은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국제공항으로 월 평균 9,485명에 달했다. 멕시코 접경지역인 캘리포니아주 샌이시도르 국경검문소의 월 평균 입국 부적격자 수는 7,878명으로 마이애미 국제공항의 뒤를 이었다.
텍사스의 브론스빌 검문소와 히달고 검문소의 월 평균 입국 부적격자는 각각 7,523명과 5,500명으로 집계됐다. 텍사스주 엘파소 검문소에서도 월 평균 3,477명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공항 중에서는 플로리다주 로더데일 국제공항(5,201명)과 뉴욕 JFK 국제공항(3,253명) 등이 10위권에 포함됐다. 캐나다와 국경을 이루는 뉴욕주의 버팔로-나이아가라폴스 검문소와 챔플레인-루지스 검문소의 경우 입국 부적격 판정자는 각각 4,202명, 2,049명을 기록했다.
입국 부적격 판정을 받더라도 난민 또는 망명 신청자 등 인도주의 차원에서 조건부 입국이 허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입국 부적격자 중에서 조건부 입국이 허용된(paroled) 비시민권자 외국인은 3만1,069명으로 전체 부적격자의 38.2%를 차지했다. 이같은 조건부 입국자 숫자 역시 역대 최고치로 2022년 한해 13만16명에 비해 131.6% 급증했다.
지난해 쿠바를 비롯해 아이티, 니카라과, 베네주엘라, 우크라이나 국적자들의 미국 입국 시도가 많았으며, 이들 중 상당수에 대해 조건부 입국이 허용됐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