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지원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합격 거절 통보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원하는 학교로부터 거절 통보를 받는 것만큼 마음 아픈 일은 없다. 그런데 만약 대학에 지원하기 전에 합격 가능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면 합격 거절 통보를 받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최근 여러 교육 정보 사이트에서 이른바‘합격 계산기’(Admission Calculator)를 통해 대학 지원자들은 합격 가능성을 예측해 주고 있다. 교육 전문 사이트‘프렙스콜라’(PrepScholar)가 대학 입학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를 중요도 순으로 정리했다.
GPA는 학생의 근면성, 고난이도 수업은 대학 수강 준비 여부
SAT/ACT 등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제출 요구 대학 여전히 많아
다른 학생과 차별할 수 있는‘자기소개서·에세이’중요성 점차 강조
대학 합격 계산기로 지원 대학 입학 가능성 어느 정도 파악
■ GPA와 수업 난이도
많은 교육 전문가가 대학 입학 사정에서 GPA와 교과 과정의 난이도를 가장 중요한 두 요인으로 꼽는 데 동의한다. ‘전국대학입학상담협회’(NACAC)의 2019년 조사에서 75%에 달하는 대학이 ‘대학 준비 과목’(College Prep Courses)을 포함한 수업의 성적을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62%에 해당하는 대학은 학생의 고등학교 교과 과정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 대학이 지원 학생의 성적과 고등학교 교과 과정의 난이도를 매우 중요한 입학 사정 기준으로 삼고 있다.
높은 성적은 학생의 근면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과목에서 A를 받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에서는 어려운 교과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학생이 지속적해서 도전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를 원한다.
난이도가 높은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면 대학 수준의 과목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일부 대학은 AP 과목에서 B를 받아도 일반 과목에서 A 또는 그보다 높은 성적을 받은 것과 동일하게 여긴다.
◇ SAT/ACT 시험 점수
NACAC의 조사에서 46%에 해당하는 대학이 SAT와 ACT 같은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를 중요하게 본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이들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는 GPA 또는 교과 과목의 난이도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하지만 US뉴스앤월드리포트가 각 대학 입학 사정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SAT와 ACT 점수의 중요도는 학교별로 조금씩 다르다. 입학 기준이 까다로운 대학일수록 시험 점수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들 대학에 입학하기 원하는 학생은 반드시 SAT와 ACT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대학이 SAT와 ACT 점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많은 리버럴아츠칼리지와 순위가 높은 공립대학은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를 선택사항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제출할 필요가 없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학 입학 표준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짐에 따라 시험 점수 제출을 선택 사항을 변경한 대학이 더욱 늘었다.
■‘자기소개서(Personal Statement)/에세이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는 대학 신청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다. 성적표와 대학 입학 표준 시험 점수가 보여주지 못하는 학생의 개인적인 통찰력을 자기 소개서와 에세이를 통해 적극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개인적인 삶이나 학교생활에서 받았던 도전을 극복한 경험이나 이뤄낸 성취 등을 자기소개서와 에세이 작성을 통해 강조하고 이를 통해 다른 학생과 차별화할 수 있다.
지원 학생의 성적과 시험 점수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대학은 자기소개서와 에세이를 학생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NACAC의 조사에서도 56%가 넘는 대학이 자기소개서를 어느 정도 또는 매우 중요한 입학 기준으로 삼는다고 답했다. 따라서 대학 입학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훌륭한 에세이와 자기소개서 작성이 매우 중요하다.
■ 과외 활동/이력서
대부분 대학이 과외 활동 내용을 요구하고 이력서 제출을 요구하는 대학도 일부 있다. 과외 활동은 학교 밖에서 실시한 스포츠, 클럽 활동, 자원봉사, 파트 타임 근무 경력 등이 포함된다. 과외 활동과 이력서를 통해 학생의 학업 이외의 관심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력서와 과외 활동 경력을 작성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다양한 내용을 기술하는 것보다 한 가지라도 깊이 있게 작성하는 것이다. 여러 활동을 한 것보다 특정 기술을 습득했거나 특정 업적을 이뤄낸 내용을 이력서에 담으면 경쟁 학생에 비해 더 돋보인다. 대학은 이력서를 통해 학생의 열정과 헌신도를 보고 싶어 한다. NACAC 조사에서 약 49%의 대학이 학생의 과외 활동 경력을 어느 정도 또는 매우 중요한 입학 기준으로 꼽았다.
■ 추천서
추천서를 요구하는 대학이 있다면 대개 2장 정도 제출하면 된다. 워싱턴과 텍사스 주립대 등 여러 주립대의 경우 추천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서 지침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추천서는 수학이나 영어 등 학생이 수강한 핵심 과목 선생님 또는 카운슬러가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생이 추천서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데 추천서에는 학생의 성격이나 윤리 의식 등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술되어야 한다. 추천서는 학생의 장점을 가장 잘 파악하는 선생님에게 작성을 부탁하는 것이 좋다. NACAC 조사에서 약 40%의 대학이 입학 사정 시 추천서를 중요하게 살펴본다고 답했지만 성적, 입학시험 점수, 에세이 등에 다른 요소에 비해서는 중요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 별도 시험 점수(AP/IB)
AP 및 IB와 같은 주제별 시험 성적은 특정 과목에 대한 학생의 숙련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SAT와 ACT 같은 표준화 시험과 차별된다. NACAC의 조사에서 53%의 대학이 AP 또는 IB와 같은 주제별 시험 성적을 제한적으로 또는 어느 정도 중요한 입학 기준으로 삼는다고 답했다. AP와 IB 시험 점수가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높은 점수를 받으면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된다. 조사에서 AP와 IB 시험 점수를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는 대학도 약 41%에 달했다.
■ 학급 순위
학급 내 순위는 중요도가 점점 떨어지는 추세다. 순위를 계산하는 고등학교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NACAC의 2006년 조사에서 학급 순위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본다는 대학은 23%였지만 2019년 조사에서 이 비율은 9%로 낮아졌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추세지만 만약 학급 순위를 정하는 고등학교에 다닌다면 순위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다. 지난 10년간 학급 순위에 대한 중요도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약 40%에 달하는 대학이 학급 순위를 살펴보고 있기 때문이다.
■ 기타
▶ 추가 에세이: 추가 에세이를 요구하는 대학도 상당수다. 대개 ‘왜 우리 학교 입학을 원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묻는 학교가 많다. ▶ 포트폴리오: 미술 등 예술 전공 학교에 지원할 때 포트폴리오 제출이 요구된다.
▶ 인터뷰: 인터뷰를 진행하는 대학이 많은 편은 아니다. 아이비리그 계열 대학 대부분이 인터뷰를 요구하고 입학이 까다로운 일부 대학도 인터뷰를 강하게 추천한다. 인터뷰를 통해 지원하는 학교에 대해 학생이 얼마나 열정적인지와 서류상의 내용대로 훌륭한 후보자인지 등을 파악한다.
▶ 레거시: 하버드와 브라운 대학 등 여러 대학은 레거시 학생 여부를 파악한다. 레거시 학생은 해당 대학에 다닌 부모나 형제를 둔 학생을 의미한다. 만약 같은 자격의 학생이 지원한 경우 레거시에 의해 입학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출신 지역: 다양한 주와 국가에서 온 학생들로 학급을 구성하기 위해 학생의 출신 지역을 고려하는 대학도 있다.
▶ 운동 경력: 운동 경력이 일부 대학 입학을 좌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부 대학은 고등학교 재학 시 성공적인 운동 경력이 있는 학생을 우선적으로 모집한다.
▶1세대 대학생: 부모가 대졸 미만 학력으로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형제는 제외) 입학 사정 시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