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노동 인구 연령대별 증가세 1위
90대 나이에 계속 일하고 있는 세사람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75세가 넘어도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80대에 접어들고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수명도 높아지면서 고령의 노동인구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70~80대는 전체 노동인구의 일부에 불과하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75세 이상 노동인구는 2002년 5%에서 2022년 8%로 늘어났다. 거의 10명 가운데 1명이 75세 이상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다른 연령대의 노동인구가 감소하거나 변화가 없었던 것에 비하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70~80대가 되어서도 계속 일을 하는 이유는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은퇴 후 삶의 변화 또는 불충분한 저축 때문이라고 한다. 또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한다.
NBC 방송은 90대에도 계속 일을 하고 있는 3명을 인터뷰했다. 지난 7월 100세 생일을 맞이한 제인 번스 씨는 ‘조앤 패브릭&크래프트’에서 파트타임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미 70대와 80대에 수차례 은퇴를 시도했지만 계속해서 파트타임 일자리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일상이 좋고, 나이를 먹어도 계속 움직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남편이 죽고 나서 딸의 권유로 일을 다시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바쁘게 지내다보면 아픈 줄도 모른다”며 “이 나이에 일을 한다는 것은 귀찮고 힘든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배우고 많은 사람들은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올해 91세인 멜바 메바인 씨는 ‘딜라드’ 백화점에서 74년을 일하고 최근 은퇴했다. 1949년 여고생이었던 그는 백화점에서 ‘엘리베이터 걸’로 일하기 시작해 남성 의류 매장을 거쳐 화장품 카운터에서 마지막까지 일했다.
한 직장에서 70년 넘게 일한 그는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래야만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직업을 유지할 수 있고 더 만족스러운 경력을 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65세에 은퇴를 고려했으나 백화점이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며 “91세에 은퇴할 때까지 최고의 세일즈 우먼으로 인정받았고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최고의 직업으로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이발소를 운영하는 91세 밥 로로프 씨는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75년을 이발사로 일했으며 앞으로도 은퇴할 계획이 없다. 1948년 이발사였던 아버지로부터 일을 배웠으며 당시에는 75센트면 머리를 잘라주었다고 했다.
대를 이어 이발소를 운영하는 그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물론 머리를 자르러 오는 손님들과 소통하며 항상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며 “15년전 은퇴를 시도했으나 이발소의 동지들이 그리워 다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미든 직업이든 활동적으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게에 들어오면 즐겁고, 일하는 것도 좋고, 90대 이발사를 찾아주는 손님들도 감사하고, 그들과 대화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