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 문화 불만 갈수록 가중
지난주 테이크아웃 전문 카페에서 드라이브스루로 음료수 4개를 주문한 한인 최모씨는 계산 창구에서 계산을 하려는데 팁 액수를 고르라는 선택이 기기에 나와 엉겁결에 10%를 눌렀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왜 내가 팁을 내야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의도치 않게 돈을 더 냈다는 생각에 불쾌감이 몰려왔다.
한인 송모씨는 집의 대형 샤핑몰 내 푸드코트 찾았다가 거부감을 느낀 경우다. 음식을 주문하고 직접 가져다 먹은 후 스스로 치우는 곳이지만 음식값과 함께 최대 30%까지 팁 액수를 고르라는 선택들이 지불 기기에 떴기 때문이다.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스킵’을 누르고 팁을 지불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특별히 부정적인 반응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잘못한 것 같은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한인 및 주류사회 요식업소들에서 지나친 팁을 강요하는 추세가 급증하면서 한인들을 포함한 소비자들의 반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한인들 뿐 아니라 미국에서 전반적으로 ‘팁’(tip) 자동 청구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가 지난 8월7일부터 27일까지 전국적으로 성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만1.945명 중 40% 즉 10명 중 4명이 계산시 팁 액수가 먼저 제시되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펜으로 직접 적는 종이 청구서, 화면에서 선택하는 기계 모두 포함이었다.
특히 많은 한인들은 팁을 계산할 때 세일즈 택스를 뺀 순수한 음식값만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일부 업소들에서는 크레딧카드 계산시 고객이 사인하는 영수증에 아예 택스를 포함시킨 가격을 기준으로 팁 액수를 제시해놓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팁에 대한 반감은 응답자들의 학력으로 구분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 별로는 나이가 많을수록 비율이 증가했는데 65세 이상에서 거의 절반(47%)이 이같이 답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18세부터 29세 그룹에서 가장 낮았지만 이 역시 33%로 적지 않았다. 소득 수준은 오히려 높을 수록 거부감이 강했는데, 고소득 층에서 43%로 가장 높았다. 성별로 구분할 경우 남성이 44%, 여성이 37%로 남성 쪽의 거부감이 더 강했다.
자동적으로 부과되는 시스템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응답자 약 10명 중 7명 꼴인 72%가 자동으로 부과되는 팁 또는 ‘서비스 차지’에 대해 반대했다. 절반인 50%는 ‘강하게’ 반대하는 경우였다.
반대 답변 비율은 연령 그룹 별로 50세부터 64세까지 그룹에서 무려 8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65세 이상에서 79%, 30세부터 49세까지 그룹에서 70%, 18세부터 29세까지 그룹에서 60% 순으로 집계됐다. 학력으로 구분할 경우엔 큰 차이가 없었으며, 소득 수준으로 분류하며 중산층, 고소득층에서 76%, 저소득층에서 66%로 각각 조사됐다. 성별로 구분할 경우 남성 74%, 여성 72%로 큰 차이는 없었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