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처럼 참는다고 낫는 질병 아냐
천식은 폐로 연결되는 통로인 기관지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정 유발 원인 물질에 노출됐을 때 기관지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심하게 좁아져 기침, 천명(喘鳴),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염증으로 기관지 점막이 붓고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서 점액이 분비되고 기관지가 막혀 숨이 차게 된다.
숨쉬기가 힘들어지거나 마른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고 이러한 증상이 주로 밤이나 이른 아침, 날씨 변화나 매연 등에 노출될 때 심해진다면 천식을 의심할 수 있다.
신아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천식 증상이 반복되면 섬유화와 기도개형이 발생하면서 영구적으로 폐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천식으로 치료를 받은 사람이 85만855명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67만8,150명)보다 25.5%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에는 137만 명이었다. 천식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전체 인구의 10%가 앓는 흔한 질환이다.
천식은 호흡기 증상이 주로 발생하기에 감기와 혼동하거나 연관하기 쉬운데 천식은 감기와 엄연히 다른 질병이다. 감기를 그냥 두면 천식으로 악화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신아영 교수는 “천식은 평소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감기 등으로 기관지 염증이 악화하면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 때문에 감기에 걸리고 나서 천식이 생겼다고 여기기 쉽지만 감기가 천식으로 진행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천식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다. 증상이 개선됐다고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위험하다. 특히 천식에 다른 호흡기 질환이 겹치면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에 걸리면 염증 때문에 기도가 더 막히고 결국 가래를 뱉지 못해 증상이 급속히 악화한다.
천식은 약물이 기본적 치료법이다. 기도의 알레르기 염증을 줄여 천식 증상이 조절되도록 하는 흡입용 스테로이드제, 필요하다면 좁아진 기도 근육을 빠르게 확장해 증상을 개선하는 증상완화제가 있다. 개인마다 원인과 증상이 다르므로 약제 사용 빈도와 대응법 등을 의료진과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
천식은 가족의 알레르기 병력, 기도 과민성 관련 유전자 같은 유전적 요인과 찬 공기, 꽃가루, 먼지·곰팡이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난다. 각자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인자를 파악해 이를 생활 속에서 피해야 한다. 신아영 교수는 “천식 환자는 봄철, 특히 황사나 꽃가루에 노출되지 않는 게 최선”이라며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 시 마스크뿐만 아니라 긴 소매 옷, 머플러, 보호 안경 등을 착용해 외부 알레르기 항원과 접촉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