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77돌 한글날
9일 한글날이 577돌을 맞은 가운데 미국내 한국어 학습 열기가 확산되고 있다.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에서도 한국어 수업 및 수강생이 증가일로 추세를 보이고 있고, LA 시의회는 10월9일을 한글날로 선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국현대언어협회(MLA)의 따르면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인 시기에도 다른 외국어 과목들과는 달리 대학 내 한국어 과목 수강생 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여러 언어들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MLA는 1,308개 대학을 표본으로 선정해 2020년 가을학기 영어 외 언어 과목들의 수강생 수를 집계한 결과, 2016년 가을학기보다 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어 수업만 고려할 경우 되레 25.5%나 증가해 언어 과목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증가율 2위는 하와이어 24.1%, 3위는 성서 히브리어 10.3%였으나 본래 수강생 수가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덜했다. 이 외에는 해당 기간 4.6% 증가한 미국 수화(ASL)와 25.5% 증가한 한국어 외에는 모두 감소했다.
또 LA 한국교육원에 따르면 LA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 공립 초·중·고교에 개설된 한국어반 수는 가을학기 기준 2014년 220개에서 2023년 332개로 9년간 50.9% 늘었으며, 학생수도 5,910명에서 8,510명으로 44.0% 증가했다. LA 총영사관 관할지역은 남가주 전체와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다. 강전훈 LA한국교육원 원장은 “교육원, 한국학교, LAUSD, GUSD 등 교육구, 학계(연구자), 공립학교 교장, 교감, 교사, 한인사회의 지지와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의 요청에 의해 한국어반 개설 문의를 해오는 경우, 한인 학생이 거의 없는 학교가 늘고 있어 한국어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이번 9월에 신규 개설한 3개 학교는 전체 학생 중 아시안 비율이 많게 잡아도 5% 미만이다. 지난번 개설한 라스베가스의 한 학교는 한인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고 전했다.
관계자들 사이에서 학습 자료 및 컨텐츠 개발, 부족한 한국어 교사 양성, AP(Advanced Placement·대학학점 선이수제) 한국어 과정 신설 청원 노력, 주류사회에 한국어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 등이 한국어 확산세 유지를 위한 과제로 꼽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LA에서 매년 10월9일을 한국에서와 같이 한글날로 제정해 기념하는 결의안이 지난 6일 LA 시의회에서 채택돼 선포됐다. 이 결의안은 LA 시의회의 유일한 한인 시의원인 존 이(12지구) 시의원이 추진했다.
한편 한글은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만든 이와 반포일,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려져 있다. 여러 학자들 사이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언어로 인정받고 있기도 하다. 한글 창제 원리를 담고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한국 국보 70호)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