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할인매장서 ‘킹목사 행진’ 60돌 참변
나치를 신봉하는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인종증오 총기난사로 흑인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미국 흑인 민권운동 역사에 이정표를 세운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드림 연설’ 60주년을 맞이한 주말과 맞물려 일어나 미국사회에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CNN 등에 따르면 킹 목사가 주도한 ‘워싱턴 대행진’ 60주년 기념일이었던 26일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달러 제너럴’ 할인 매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흑인 3명이 목숨을 잃고 용의자도 현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은 이날 오후 2시께 소총으로 무장한 20대 백인 총격범이 매장 문을 걸어잠근 채 총기난사를 벌여 흑인 남성 2명과 흑인 여성 1명이 사망했다. 용의자는 총격 후 스스로에게 총을 쏴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의 신원은 라이언 크리스토퍼 팔미터(21)로 밝혀졌다.
총격범 팔미터가 사용한 총기는 나치 문양 ‘스와스티카’(갈고리십자가)로 추정되는 그림이 새겨진 ‘AR-15’ 스타일의 소총, 글록 권총 등이었으며 범행 당시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잭슨빌 셰리프국은 회견을 열고 “이번 총격은 인종과 관련한 동기에서 발생했다”며 “그는 흑인들을 증오했다”고 밝혔다.
총격범은 범행에 나서기 전 언론과 부모, 사법당국을 상대로 흑인에 대한 증오심을 상세히 써 내려간 여러 성명서를 작성해둔 것으로 파악됐다. 셰리프국은 다만 총격범이 큰 단체에 속해있었다는 정황은 없다며 이번 사건이 팔미터의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총격범은 인근 클레이 카운티에서 차를 몰고왔으며, 범행 현장으로 가기 전 인근 흑인 명문대로 꼽히는 에드워드 워터스 대학 교정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총격은 지난 1963년 8월26일 워싱턴 DC에서 흑인 수천명이 모여 벌여 인종차별 철폐를 촉구한 ‘워싱턴 대행진’ 60주년에 벌어진 것이다. 당시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는 25만여 명을 이끌고 워싱턴 행진을 주도하며 역사적 연설인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