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의가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부친 고(故) 윤기중 교수 발인제 및 안장식을 마치자마자 방문길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 모두 각별히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 도착 직후 숙소에 조화를 보내고 별도 통화로 애도를 전했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정상회의 모두 발언에서 윤 대통령 부친상에 조의를 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앞서 지난 15일 브리핑 시작부터 "윤 대통령 부친상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외국 정상을 캠프 데이비드로 초대한 상징성에서 짐작할 수 있듯 숨 가빴던 회의는 미국의 기대에 부합했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는 했지만, 결과 자체를 놓고 보면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의 공조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개선된 한일 관계에 기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동맹' 수준에 준하는 단계로 한미일 삼각 협력이 한 단계 진화한 것도 미국으로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다만 한 전문가가 언급했듯 문제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귀국한 뒤 국내 정서일 수도 있다.
게다가 정례 개최를 포함해 다양한 제도화의 장치를 마련하긴 했지만 차기 정부까지 계승이 담보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지점이다.
미국은 이제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달려가고 있다. 23일에는 공화당 첫 경선 토론이 열린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미 중서부 벨트를 돌며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경제정책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장 내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정신'의 지속가능성이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전문가들이 일반적으로 한국인의 입을 빌려 즐겨하는 말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동맹으로서 공약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고 방위비 분담금을 압박했던 전례를 생각하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이번 회의가 일회성 화려한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내실 있는 중요한 진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거기까지는 외부 변수가 너무나 많아 보인다.
<연합뉴스>